일본이 훼손한 덕수궁 대한문 월대 복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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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4-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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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까지 설계 마친 후 전문가 자문 거쳐 2021년 재현

1910년대로 추정되는 덕수궁 대한문 월대 사진엽서 [사진=문화재청 제공]

대한제국 황궁 정문 덕수궁 대한문 제 모습을 찾는 복원사업이 추진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김동영)는 8일 “대한제국 황궁 정문인 대한문 면모를 되찾고자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덕수궁 대한문 월대(月臺)를 재현하는 설계를 이달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월대는 궁궐의 정전(正殿), 묘단(廟壇), 향교(鄕校) 등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臺)를 말한다. 월대는 덕수궁 대한문, 경복궁 광화문, 창덕궁 돈화문 등 궁궐의 정문과 덕수궁 중화전을 비롯하여 경복궁 근정전 등 주요 정전에 설치되어 건물의 위엄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궁궐 정문 구성의 필수 요건이다.

덕수궁 대한문의 원래 이름은 ‘대안문(大安門)’이며, 『황성신문』과 『독립신문』의 기록으로 보아 1898년경부터 지은 것으로 파악된다.

1904년 덕수궁 대화재 때 대안문은 불타지 않았지만 보수하면서 1906년에 문 이름을 ‘대한문(大漢門)’으로 고쳤다. 대한문의 월대는 1899년에 공사가 시작되었고 1900년에 월대를 새로 고쳤다는 기록(『각사등록』, 「각부청의서존안」)이 있어 적어도 1900년 전에 대한문 월대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문 월대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에 의해 훼손‧철거되었으며 현재는 월대 끝 부분에 있었던 석수(石獸·짐승의 형상을 돌로 새겨 만든 것)만 현존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종이 환구단이나 왕릉으로 행차할 때 사용했고, 1910년 대한제국의 명운이 다하는 마지막까지 궁궐의 정문에서 격동했던 근대사의 한가운데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며 “월대의 재현은 일제의 의해 훼손되고 지워진 우리의 역사를 되찾고, 오늘날 우리들의 품에 되살리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덕수궁관리소는 대한문의 원 위치를 찾아 옮기는 것이 어렵고, 인근에 있는 태평로와 시민들의 보행로 활용 등 여러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월대를 원위치에 원형대로 복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위치와 형태, 크기에 대한 철저한 원형고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재현 방안을 마련했다.

대한문은 1970년 태평로 확장으로 인해 원래 위치에서 33m가량 물려서 현재 위치에 있게 됐다.

이달부터 7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나면,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내년까지 대한문 월대 재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앞으로도 우리 궁궐의 원형을 연구하고 복원하여 더 많은 국민이 대한제국의 황실과 황궁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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