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보험]②기업 조업 중단 리스크 현실화…기업휴지보험 활성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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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입력 2020-04-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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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리스크 부각…국내 가입률 미미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기업의 조업 중단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기업휴지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911테러 당시 기업의 정부지원금에 대한 의존도는 27%에 불과했다. 911테러는 역대 테러 중 보험손해액이 가장 큰 사고로, 이후 기업보험에 테러 면책조항이 추가되자 미국 정부가 테러 담보 제공을 의무화하고 재보험을 제공하는 등 보험시장에 개입하게 된 계기가 됐다.

손해보험사는 당사자 또는 공급자의 물적 손해를 동반하는 사고로 인해 조업이 중단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최소한의 기업휴지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장 내 물적 손해로 인해 발생한 기업휴지손해를 담보하는 보험을 화재・기계보험의 특약 또는 재산종합보험의 형태로 제공하는 식이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는 기업휴지 담보가 대부분의 기업보험에 기본담보로 제공돼 가입률이 높은 편이며, 정책성 보험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물적 손해와 기업휴지손해를 보장한다.

우리나라 기업은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연재해, 감염병, 테러,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기업휴지(조업 중단)리스크의 발생 가능성 및 영향도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의 보장 공백은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기준 화재보험 계약 건수 대비 기업휴지손해 담보 계약 건수 비율은 0.43%로 재산종합보험 재물 손해 담보 계약 건수 대비 기업휴지손해 담보 계약 건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매해 사업장 화재가 1만4000건 이상 발생하고, 활동기업이 625만 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휴지위험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장 내 화재로 인한 기업휴지 가능성이 높고, 공장 및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가 2019년 기준 1만4574건으로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휴지리스크 노출도는 상당히 높다"며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는 기업휴지손해의 발생 가능성 및 영향도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이를 보험으로써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송 연구원은 무역 분쟁, 코로나19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기업의 조업 중단리스크 노출이 반복되고 있으며, 기업휴지리스크는 기업의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업휴지리스크에 대한 보장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휴지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인식 제고와 함께 정부 차원의 가입유도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보험회사는 기업휴지보험에 대한 전문가 양성을 통해 보험회사의 위험평가 및 인수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휴지보험 특약이나 가입 한도 등을 다양화한 상품개발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며 " 무역 제재, 테러, 감염병 등 시장실패 가능성이 높은 대형재해로 인한 기업휴지손해에 대해서는 민간보험에서 충분한 보장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보험시장 개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기업의 조업 중단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기업휴지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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