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코로나19 불황 극약처방은? ‘손 소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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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3-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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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급증한 손 소독제 수요 맞추려 공장 풀가동

  • 화장품부문서 떨어진 실적, 위생용품 판매 증가로 방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국내 화장품 업계가 손소독제와 같은 위생용품으로 실적 방어에 나섰다.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사태 종료 후에도 손소독제를 비롯한 생활위생 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29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전국 310명의 화장품 가맹점주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화장품 가맹점의 48.4%가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례 없는 불황에 화장품 업계는 돌파구로서, 없어서 못 파는 ‘손소독제’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경산업 랩신 V3 새니타이저 겔. [사진=애경산업 제공]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사업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손소독제 관련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00% 이상 뛰어오르면서다. 손세정제 매출 규모는 코스맥스 국내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맥스는 미국에서도 손소독제와 세정제 생산을 통해 사태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은 통상적으로 손소독제를 생산 허가를 갖춘 주류 제조 회사에서 생산하는데, 코스맥스 누월드는 허가를 취득해 3월 말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첫 주문 수량은 500만개로 미국 내에서도 중대형 규모다. 이외 인도네시아에서도 글로벌 고객사 유니레버의 손소독제 생산이 급증하면서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화장품 부문 감소로 소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한국, 중국, 미국, 동남아 4대 거점 내 모든 공장이 손소독제로 풀가동하고 있어 국내외 경쟁사 대비 코로나19 영향에 가장 방어적”이라고 분석했다.

업체들의 요청이 잇따르면서 손소독제 생산량을 최대치로 늘린 한국콜마는 일일 생산량이 7만개에 달한다. 한국콜마는 5월까지 생산주문을 완료했다.

네이처리퍼블릭 핸드 앤네이처 세니타이저겔 대용량(300㎖). [사진=네이처리퍼블릭 제공]

국내 대표 로드샵 브랜드인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미샤’, ‘더샘’ 등은 모두 손소독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을 제외한 다수의 브랜드들은 모두 코로나19 이후 손소독제 제품들을 출시했다. 출시 후 이 제품들은 각 브랜드의 매출 1등공신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3년 출시한 네이처리퍼블릭의 휴대용 손소독제는 지난 메르스 때에 이어 이번에도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확산 전 3개월 일평균 매출과 비교했을 때 3월 일평균 매출은 약 34배 상승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휴대하기 간편한 스파우트 타입이나 튜브 타입, 일회용 파우치, 스프레이 타입, 대용량까지 총 21종을 판매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4분기 론칭한 위생브랜드 랩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랩신에서는 손소독제, 마스크, 손소독티슈 등의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수차례 품절 사태를 빚으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손소독제와 손소독티슈는 설 연휴를 전후해 매출이 각각 24배, 33배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도 뒤늦게 손소독제를 처음 출시하며 생활위생 시장에 가세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위생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손소독제도 생산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르면 다음달 기존 브랜드 이름을 달고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해피바스 손세정제는 설 연휴를 전후해 매출이 900% 급증했으며, 품절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손세정제 등 의약외품 제조, 판매업 등의 관련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큰손인 중국이 코로나19로 휘청하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컸는데 구원투수가 나타났다”며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도 화장품 업계에서 손소독제 등 관련 제품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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