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 4번째 무력도발 의도는?…文 대통령 "천안함 北 소행" 발언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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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3-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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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4번째 발사…“동계훈련 연장선일 듯”

  • 金, 지도자 통치 모습 보여준 '내부결집용'

  • 北 인도적 지원 손길에 ‘무력도발’로 응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전 세계가 국경을 걸어 잠그고,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는 등 야외활동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올해 4번째 발사체 발사를 감행했다.

특히 이번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힌 뒤에 이뤄진 것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을 ‘북한 소행’이라고 언급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남 메시지가 담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과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 역시 북한 동계훈련의 일환이거나 내부 결속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 대통령의 천안함 발언과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연결하는 것에 대해 “북한은 지금 그럴 정신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동계훈련 연장이든, 신무기 개발이든 정면돌파전과 코로나19 국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적으로 통치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는 내부결집용의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 올해 4번째 발사…“동계훈련 연장선일 듯”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0분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 간격은 20초이고,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230㎞, 고도는 약 30㎞로 탐지됐다.

올해 들어 북한은 4차례의 발사체 발사를 감행했고, 이는 코로나19 발병 이후인 3월에 모두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합참 측은 “통상 동계훈련을 3월 말 정도까지 해왔고 길게 한 적도 있었다. 아직까진 동계훈련 기간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지난 21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시범 사격에 이어 이번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400㎜)가 아닐까 한다”고 추측했다.

이어 “지난해 공개한 신종전술무기 4종 세트 중 개발을 위해 시험사격이 가장 필요한 남아있는 한 가지라는 점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의 경우 지난해 7월 31일 원산갈마반도에서 비행거리 250㎞, 고도 30㎞, 지난해 8월 2일 함경남도 영흥에서 시험 발사 때 비행거리 220㎞, 고도 25㎞였다”며 이번 발사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 형태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특이할 점은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의 경우 북한이 지난 두 번의 시험 발사 이후 모두 사진을 흐리게 해서 보도했다는 점”이라며 “북한의 내일(30일) 보도와 사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발사체 발사 이후 다음날에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발사체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채 진행된 북한 전술유도무기의 시범사격 모습. [사진=연합뉴스]


◆ 北 국제사회 지원 손길에 ‘무력도발’로 응답

대북제재 장기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북한의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붕괴 위기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이 부족해 전염병 발병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로 인해 국경없는이사회(MSF), 국제적십자연맹(IFRS), 세계보건기구(WHO), 스위스 등이 대북 방역물품 지원을 위해 대북제재 면제를 유엔에 요청했고, 유엔 측은 이를 승인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만큼 인도적인 차원에서 국제사회가 앞다퉈 북한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발사체 발사를 연이어 감행, 무력도발로 이들의 손길에 응답한 것으로 국제사회의 질타를 피해가기 어려울 듯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날 발사에 대해 “정면돌파의 군사적 보장이라는 자기만의 명분하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국방과학중시를 실천하고, 대외적으로는 대남 대미 관심을 유도하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통적인 안보 협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홀로 안보 불안을 가중하는 행위는 국제사회의 관심 유도는커녕 스스로 고립의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코로나19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친서와도 반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훈련이든, 무력시위든 즉각 중지하는 것이 북한 주민뿐만 아니라 정상국가의 정상적인 지도자상을 지향하는 김 위원장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전염병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해 2중 3중의 봉쇄대책을 철저히 세워나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포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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