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n번방' 사건 수면위로...공안당국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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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3-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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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사이트 폐쇄·수사 나서…"서버 중국 밖에 있어"

  • 회원 모집은 다단계 판매 방식 사용...포인트 발급

  • 2년 전 ‘중국판 n번방’도 수면위...웨이보 공개청원 등장

중국에서 한국의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과 유사한 성범죄 사건이 터지며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29일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최근 제보를 받아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야먀오'(芽苗·새싹)커뮤니티'와 '츠위안(次元)공관', '뤄리망(蘿莉網)', '요~러위안(呦~樂園)' 등을 적발해 모두 폐쇄 조치했다며 중국 내 사이트 관련자 등에게 엄중한 법률적인 책임을 물어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국내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직접 취재해 폭로한 신경보는 이번 사건이 한국의 'n번방' 사건과 흡사하다고 보고, 이를 '중국판 n번방 사건'이라고 칭했다.

신경보 취재에 따르면 야먀오커뮤니티 등 사이트의 메인 화면엔 미성년자 사진이 도배돼 있고, 아동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사진·영상 등도 수백 건 올려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먀오커뮤니티엔 860만명 이상의 회원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원이 자신의 이름과 암호,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아이디를 받을 수 있는데 아이디는 가입 순서라고 한다. 신경보는 가입 당시 '8558469'라는 아이디를 받았다고 전했다. 855만8469번째 가입자라는 얘기다.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도 1000여 명에서 1400여 명이었다고 신경보는 보도했다.

 

[사진=야먀오커뮤니티 캡처]

구체적으로 회원권을 충전하면 아동 성 착취 사진과 영상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충전액은 30위안(약 5200원)에서 3000위안(약 52만원)까지 있으며, 주간, 연간, 평생 회원권도 있다. 회원 등급에 따라 음란물 수위 등이 다르다고 신경보는 설명했다.

충전하는 방식은 사이트마다 제각각이다. 대다수는 익명성을 위해 사이트 운영자 이름과 계좌번호로 직접 돈을 보내는 방식이 아닌, 제3자 플랫폼을 통해 돈을 충전하는 식이다.

사용자들이 충전 대신 유인용 음란물을 25명에 퍼뜨리면 평생 회원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사이트도 있다.  이밖에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QR코드'로 입장료를 받는 사이트도 있다고 했다. QR코드 결제 창을 입력할 때마다 판매자 정보가 변경되는 등 결제는 치밀하게 이뤄진다. 

회원 모집에 다단계 판매 방식도 이용됐다. 예컨대, 뤄리왕의 경우 링크 공유 방식으로 새 회원을 모집했는데, 기존 회원이 다른 사람에 링크를 보내면 1점, 보낸 '추천인 코드'로 회원가입하면 3점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웹사이트 서버들은 중국 밖에서 운용되고 있어 인터넷 주소를 바꾸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다며 현재 중국 내 유사한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 수가 2000만명 넘을 것이라고 신경보는 전망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판 n번방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내에선 과거 논란이 됐던  '91웹사이트(91網站)'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91웹사이트는 중국인 남성 왕모씨가 2015년 한 웹사이트에 여성 100여명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올려 2018년 초까지 2년여간 500만 위안을 챙긴 사건이다. 동영상 업로더 아이디에 숫자 '91'이 있어 '91웹사이트'로 불려왔다. 운영자 왕씨는 2018년 1월에 체포돼 7월 징역 11년, 벌금 40만 위안(약 6869만원)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는 '91웹사이트 회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누리꾼의 청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29일 오후 1시 기준, 해당 청원글 조회수는 일주일 만에 1억 건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유해 사이트 운영자는 강력히 단속되지만 가입자들이 처벌받는 규정은 없다. 이에 회원들까지 모두 처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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