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손배소송서 유리해진다...피해 인정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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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03-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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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증 책임, 피해자에서 기업으로 전환

  • 개정법안 23일 공포…6개월 후 시행

앞으로 천식, 폐렴 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유리해질 전망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범위가 확대되고 피해자의 입증 책임은 완화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24일 공포하고 6개월 후부터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후 나타날 수 있는 피해 질환을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질환으로 폐 질환, 천식, 태아 피해, 아동·성인 간질성 폐 질환, 기관지 확장증, 폐렴 등을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그동안 피해자로 구제받지 못한 질병을 앓고 있더라도 정부의 피해구제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의 피해 입증 책임도 완화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후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하고 노출과 질환 발생 간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확인된 경우 피해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세 가지 요건을 만족한 경우 기업은 피해자가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시기와 정도, 생활 습관, 가족력 등을 파악해 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입증 책임이 사실상 피해자에서 기업으로 전환된 것이란 게 환경부 설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노출로 천식, 폐렴, 기관지 확장증, 간질성 폐 질환 등을 앓게 된 피해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리해진 셈이다.

이들 질환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 외에도 흡연, 연령, 식생활 습관, 직업적 요인, 가족력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 스스로 역학적 상관관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환경부는 피해자 조사·연구와 전문가 심의를 거쳐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발병 간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확인된 질환을 올해 안에 고시할 방침이다.

피해자에게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구제 급여 항목도 추가해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제급여 수급자 894명 외 올해 1월 기준 2207명이 법 개정 후 추가로 구제급여를 받는다.

정부는 장해 급여도 신설해 건강 피해를 치료한 후 신체 등에 장애가 생긴 피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피해 구제 자금의 고갈 우려가 생길 경우 책임 있는 기업에 추가 분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특별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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