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 침체' 이미 시작…문제는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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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3-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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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 글로벌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침체 가져와"

  • "소비 타격에 미국 2분기 성장률 6% 줄어들 수도"

  • 전세계 확진자 증가로 늘어나는 봉쇄에 상황 악화

전 세계에 걸쳐 코로나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신용회사인 S&P 글로벌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글로벌 경기침체에 빠뜨렸다고 보고서를 통해 진단했다.

특히 사회적 접촉이 크게 제한되면서 소비 부문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의 경기침체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글로벌 경기침체 이미 시작··· 미국의 소비 크게 타격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S&P 글로벌은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 미치는 경제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S&P 글로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폴 그루엔발트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지표는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으며, 개인 간 접촉이 엄격하게 금지되면서 2분기에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P 글로벌은 "우리는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이 어떻게 안정되고 사회가 정상화되기 시작하는 지를 보기 위해 중국의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심각한 타격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공공보건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면서 접촉 제한 등은 예상보다 늦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 유럽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소비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미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 주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S&P는 "사람 간의 접촉을 제한하는 것은 시장에 리스크 급등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경제활동과 수입 신용등급 등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S&P 글로벌은 "최근 유가 급락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미국 경제는 올해 2분기 계절 조정된 GDP 성장률이 연율 -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분기에는 성장률이 -1%로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소비가 미국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파장은 더 클 수 있다는 게 S&P의 진단이다. S&P 글로벌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베스 안 보비노는 "역설적이게도 미국 경제의 구세주였던 소비지출이 지금은 경기침체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의 GDP가 1분기 제로 성장을 거친 뒤 2분기 성장률이 연율 -5%로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ING 경제학자들 역시 미국 경제가 2분기에는 성장률이 연율 -8%로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는 2개 분기 연속의 GDP 감소를 의미한다.

◆전 세계 감염자 12만5000명 넘어···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신용경색"

전 세계 감염자가 12만5000명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봉쇄와 거리 두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봉쇄가 강화될수록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하게 된다. 이미 코로나19를 겪은 중국의 경제지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줄었다고 밝혔다.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5%로 줄었고 고정자산투자 역시 24.5% 감소했다. 모두 예상치보다 크게 악화한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거시경제 디렉터인 벤 메이는 "지금 우리는 중국 경제 봉쇄의 영향을 보고 있다"면서 "나라마다 상황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탈리아가 확진자 2만4000명을 넘어섰으며 스페인은 적어도 5000명, 미국도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간 외국인의 EU 지역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17일 CNBC가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도 자택 대피명령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더욱 엄격한 격리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처럼 봉쇄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시장 내 유동성 부족과 함께 자산의 거래가 힘들어짐에 따라 거래 자체가 매우 어려워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극대화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또다시 실제 경제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데이비드 윌콕스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이 점차 고조되는 것으로 보이며 부정적인 변수들을 더욱 증폭시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단기 자금 대출 부분의 스트레스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 자금 대출 시장은 시장이 심장마비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대로 잘 작동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 역시 시장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다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루짜리(오버나이트) 레포 추가 공급을 이어가는 한편, 기업어음 매입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17일 발표했다.


 
 유동 인구가 크게 줄어든 타임스퀘어 광장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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