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드러난 조현아 연합, 족벌경영 등 속속 드러나... ‘명분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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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3-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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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아 연합, 전문경영인체체 도입 ‘내로남불’... 역풍 시달려

  • 이사진 두고도 논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3자 연합(KCGI, 반도건설; 이하 조현아 연합)’의 민낯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조현아 연합의 정당성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아버지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인 “삼남매가 함께 잘해나가라”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반기를 들었던 조 전 부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조현아 연합, 전문경영인체체 도입 ‘내로남불’... 역풍 시달려
11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연합의 구성원인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모두 자신들이 내세운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을 비롯한 명분을 ‘내로남불’식으로 해석하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반도건설의 가족중심 폐쇄적 족벌경영이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의 악명은 익히 알려졌으나, 이들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반도건설그룹의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 반도홀딩스가 각 계열사를 2중 3중의 수직 계열사 형태로 소유하는 구조다. 대부분 비상장 법인이라 계열사 간의 자금차입이나 용역 거래 등이 즉시 공개되지 않는 폐쇄적 가족 기업집단이라는 뜻이다.

실제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가족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좌지우지하고 있다. 권 회장의 첫째 딸 권보라씨는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반도레저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그의 남편 신동철씨는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 딸 권보영씨는 더유니콘 지분을 100% 가지고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은 항공 및 물류 전문회사로 충분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 실제가치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조현아 연합의 한진그룹에 대한 비판이 오히려 반도건설을 향하는 이유다.

조 전 부사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부세력인 KCGI, 반도건설과 손잡은 게 대표적인 예다. 아버지 유훈을 따르자던 주장과 달리 이율배반적인 행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상징되는 갑질 문제로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장본인이다. 이후에도 밀수와 운전사 갑질 등 각종 사건에 휘말리며, 경영에 복귀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대한항공 노조가 두 차례나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를 망가트리려는 외부 투기자본세력과 작당해 회사를 배신한 조 전 부사장과 일당의 주주제안에 대해 노조는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의도를 확신하고 분노, 경고한다”고 재차 지적한 배경이기도 하다.

◆꼼수 투성이 조현아 연합... 이사진 두고도 논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행동은 정반대다.

앞서 조현아 연합도 명분에서 밀리자 조 회장에 대한 개인적인 공세로 작전을 변경했다. 이날 이들이 지난달 13일 이사의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제안한 게 뒤늦게 알려졌다.

조현아 연합의 정관 변경안에는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으며, 이사가 된 이후에 이에 해당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사 자격에 배임·횡령죄만 명시한 것을 두고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KCGI도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에 더해 조 전 부사장과 힘을 합치면서 설득력을 잃었다. 이들은 2018년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회사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꼽았다. 그 첫 번째 과제로 조 전 부사장 등의 도덕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올린 바 있다.

상황이 어렇다 보니 조현아 연합이 추천한 이사진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사내이사 후보들은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다.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은 통신산업에만 경력이 국한됐다.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인사 등의 업무를 주로 맡았다. 두 명 모두 두 항공·물류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사외이사 후보는 조현아 연합과 관련된 인물들로 이뤄졌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이형석 수원대 교수, 반도건설 법률 대리인이었던 구본주 변호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현아 연합은 항공산업 등에 대한 몰이해를 가진 전형적인 투기자본”이라며 “불법 행위로 기업가치를 훼손한 조 전 부사장의 ‘사리사욕’과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외부 투기세력과의 결탁”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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