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레인] 에스티로더가 인수한 닥터자르트 “2호점은 터닝포인트” 광폭 행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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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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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만에 고양 스타필드에 2호점 오픈, 플래그십 매장 계속 늘린다

  • 김정현 공간팀장 “매시즌 완전히 달라진 매장…주체적으로 꾸린다”

김정현 닥터자르트 공간기획팀장. [사진=닥터자르트 제공]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에스티로더)가 약 2조원을 들여 인수한 K-뷰티 대표주자 ‘닥터자르트’가 4년 만에 플래그십 스토어 2호점을 선보였다. 에스티로더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내딛는 공개 행보이자, 향후 직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늘려가며 고객 소통을 확장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8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입구에 문을 연 닥터자르트 플래그십 스토어 2호점. 유리문 하나 없이 뻥 뚫린 이 공간에는 유명 갤러리처럼 투명한 전시대에 형형색색 제품이 놓여 있다. 매장 위로는 픽셀화한 네 개의 캐릭터로 장식, 매장 곳곳에는 이 캐릭터를 체험하며 알아갈 수 있는 각종 장치가 흥미를 더했다. 특히 화이트 큐브 콘셉트의 레트로 게임기 다섯 대는 시선을 끌어당겼다. 스타필드에 들른 고객들은 “이게 뭐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매장에 들어섰다.

김정현 닥터자르트 공간기획팀장이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김 팀장은 “이번 봄·여름 주력 제품인 ‘바이탈 하이드라 솔루션’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제품인데 워낙 과학적이고 더마스럽다 보니 고객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캐릭터화했다”고 말했다. 

닥터자르트는 타사보다 플래그십 스토어에 유독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주 업체에 맡기지 않고 본사 자체에서 해결하다 보니 디자이너만 30여명이다. 덕분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자리 잡은 닥터자르트의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은 가로수길에서 꼭 봐야 할 명소이자 화장품 업계에서 시장조사를 할 때 반드시 참고하는 ‘교재’와 같은 존재로 꼽힌다. 인기 제품 ‘세라마이딘’을 알리기 위해 이천 도자기 장인이 만든 노란색 ‘세라 펭귄’ 100마리를 매장 입구에 설치한 전시가 대표적이다. 

김 팀장은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닥터자르트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게 한 장본인이다. 창업주인 이진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비전과 상상력을 현실 속에서 그대로 풀어내는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홍익대 판화과, 동 대학원 공간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김 팀장은 로레알코리아 ‘키엘’ 머천다이징 매니저를 거쳐 롯데쇼핑 ‘롭스’ 마케팅팀 디자인파트장으로 수년간 일했다. 글로벌 브랜드 키엘이 한국에 상륙할 당시 첫 디자이너로 발탁돼 매장 60개를 만들었다. 이런 경험은 닥터자르트를 이끌어나가는 김 팀장의 자양분이다. 그는 “화장품은 ‘마케팅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다른 사업 보다 마케팅이 핵심”이라면서 “글로벌 회사에서 디자이너는 저 혼자였다. 수많은 마케터들과 부딪히면서 상품을 빠르게 이해한 후 공간으로 풀어내야 했기 때문에 반마케터적인 습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롭스에서 유통회사를 경험한 후 닥터자르트에 합류한 지는 3년이 흘렀다. 김 팀장은 “스탠다드를 따르다 보니 늘 창의력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면서 “닥터자르트는 마케팅적으로 해석한 제품을 ‘남들이 안 하는’ 아트로 재해석하는 과제를 즐기는 집단”이라고 밝혔다. ‘브랜드’를 스스로 개척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에스티로더에 인수된 이후 닥터자르트 내 김 팀장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코로나19로 화장품 업계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김 팀장은 오히려 평소보다 바쁘게 살고 있다. 이 시간을 브랜드 새 단장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김 팀장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관련(미국, 중국, 유럽, 아시아) 커뮤니케이션과 디렉팅을 하는 아트디렉터를 도맡고 있다. 미국 전역 세포라에 입점한 브랜드 리뉴얼을 앞두고 있으며, S/S시즌을 맞아 팝업스토어 오픈 준비도 한창이다. 김 팀장은 “에스티로더와 함께하게 된 후 해외 성장이 빨라진 만큼 본사에서도 할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김 팀장은 “우리 것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주체로서 어떤 것을 지키고 바꿔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고 이진욱 CD도 요즘 ‘뿌리’를 지키는 것을 핵심 아젠다로 이야기한다”면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저희도 이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닥터자르트는 국내에서 만든 공간을 크게 변형하지 않고 해외에서 구현했으며 실제로 해외에서도 이 방법은 제대로 먹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당장 이번주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 매장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매장은 2호점과 연결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시너지도 꾀했다. 2호점에서 게임기로 게임을 했다면 1호점에선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직접 유해균과 싸우는 마이크로바이옴 캐릭터 체험을 하며 제품의 이해도를 높인다. 

김 팀장은 “고양 스타필드 매장은 닥터자르트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유통사들의 계획에 의지해 보통 매장을 운영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 “이 매장을 시작으로 저희 손으로 계속해서 변화하는 매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 플랫폼을 가변성 있게 구성해 매 시즌 공간 전체를 전혀 다른 매장으로 바꿔가며 고객과 소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양 스타필드에 위치한 닥터자르트 플래그십 스토어 2호점의 첫 번째 전시 ‘픽셀 바이옴(pixel biome)’. [사진=닥터자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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