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부자들] 분양권 투자 큰 손…마이너스통장을 70억으로 만든 10년차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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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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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교 미분양 매수에서 시작해 40여채 아파트 보유자로

  • 제작년 밑천 마련하자 법인 설립 후 지방시장 중심 공략

  • "진짜 실력자는 두 발 앞서가야…최저점 매수 들어가기"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아파트부자들 아홉 번째 주인공은 입사 10년 만에 부동산 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 퇴사를 목전에 둔 37세 직장인이다. 

분양권 투자 선생님으로 불리는 그는 첫 집 계약금으로 쓴 마이너스통장 3000만원을 70억원으로 만든 실력자다. 

그동안 분양권을 포함해 처분한 집만 30채에 보유 중인 매물이 18채에 달한다. 지난 6일 인터뷰하기 위해 만났을 때에도 묵직한 가방 사이로 진행 중인 몇 뭉치의 계약서가 보였다.

실현한 차익은 10억원가량이다. 현재 보유한 자산가치(부채+자본) 중에서 계약금과 분양권 프리미엄 외에 중도금대출과 전세금 등을 합쳐 계산한 부채는 50억원이다.

이런 성과의 비결은 이른 나이부터 시작한 공부와 실전에서 얻은 교훈, 꾸준한 시장 모니터링, 두 발 앞선 과감한 투자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그 역시 시작은 대단치 않았다. 빚으로 시작한 데다 차익도 크지 않았으며, 휴가를 매물 임장(현장답사)에 희생하는 선택도 감내해야 했다고 한다.

"부동산 공부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했어요. 30~40대 신체적으로 왕성한 시기에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어서 일찍 공부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루게 된 셈이죠. 감회가 남달라요."

"첫 집은 결혼하려면 집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상견례 전에 아내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찾은 거예요. 입주 전까지는 아내가 9000만원에 구한 투룸 전세에서 살았었는데, 이게 시작이죠."

이런 사연으로 그는 입사 3년차인 지난 2013년에 미분양이었던 '광교역 참누리 포레스트' 공급면적 79㎡(24평)를 3억원에 분양받았다.

계약금이 부족했기에 마이너스통장 3000만원을 끌어다 썼다. 입주 때 시세의 70%까지 대출을 받고, 잔금은 그동안 모은 돈과 추가 신용대출로 충당했다.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받은 지역을 선택한 셈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함께 주택 구매자에게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하는 특례법까지 시행했을 정도였다. 

"위기에 투자를 하는 거예요. 어차피 매매가는 분양가 이상으로 오르고 시황은 다시 회복되니까 양도세 감면 혜택은 차익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쳐요. 실거주든 투자든 기회로 본 거죠."

그는 참누리 포레스트를 2017년까지 보유하다 3억9850만원에 처분했다.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더 넓은 평형인 인근 ’광교 파크자이 더테라스‘ 116㎡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입주 때까지 필요했던 자금은 약 1억원이었다. 분양가 6억원의 10%인 계약금 6000만원과 분양권 프리미엄 3000만원에 기타 부대비용을 첫 집 매매로 해결할 수 있었다.

현재 11억원대 시세인 파크자이 더테라스에서 1년가량 거주하다 5억5000만원에 전세로 돌린 후 자금 사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밑천이 마련된 것이다.

 

광교 파크자이 더테라스 단지 전경.[사진 = GS건설]


"자금이 생기니까 비규제지역과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권과 기축을 매수했어요. 살 때부터 보유하고 파는 시점까지 대출과 가격, 세금에서 모두 이점이 있기 때문이죠."

"한 발이 아니라 정부나 시장보다 두 발 앞서서 위기에 투자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려면 입지부터 시장상황, 정책 등에 관한 공부와 모니터링이 철저해야죠."

"서울 규제 이후에 풍선효과로 수용성이 뜬다고 하잖아요. 진짜 실력자들은 벌써 수용성은 매수한 지 오래고, 그다음 지역도 샀죠. 먼저 사들여야 최저점에 들어가니까요."

그가 꺼내든 스마트폰 부동산 정보 앱에는 각종 검색어가 빼곡히 기록돼 있었다. 청주부터 원주, 천안, 인천 등지 등 아직 규제지역으로 포함되지 않은 도시들이다.

메모장에는 수도권에서 3.3㎡당 1000만원 또는 지방에서 800만원 이하인 곳들 목록과 유망 단지들, 해당 지역의 공급량과 미분양 현황 등이 알아보기 쉽게 정리돼 있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2월 오산 세교신도시 모 아파트 112㎡를 3억8000만원에 매입해 보유 중이다. 이 단지의 시세는 이번달 초 4억7000만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른바 오동평(오산·동탄·평택)은 수원과 안양 만안구, 의왕 등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난달에야 다음 풍선효과 예상지로 떠오른 중 한 곳인데, 1년이나 빨랐다. 

"특히 지방 미분양 중에서는 할인해서 분양하는 매물들이 있어요. 계약이 완료되면 무조건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입지만 나쁘지 않다면 매수하는 거예요."

"흐름상 투자자들은 어차피 살기 좋은 곳에 몰려요. 그러면 가격이 오르죠. 서울 근처에서 과천과 안양, 광명, 위례로 퍼졌고 다음에는 인천과 김포, 의정부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그는 다주택자 대상 규제가 강화되자 지난해 초 법인을 세우고 보유 중인 집을 세 채 빼고 모두 양도했다. 한 채는 올해 말 매도하고 나머지 두 채로 일시적 1가구 2주택 지위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법인으로 돌리는 까닭은 추가 취득세에다 법인 운영비까지 내도 절세효과가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처분 시 개인 다주택자는 양도세율이 최소 16%에서 최대 62%에 달하지만, 법인은 10~20%의 법인세와 비사업용 부동산 중과세 10%만 적용받는다.

그는 오후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분양권 거래가 있는 청주로 향했다. 인근 세종과 대전, 천안의 가격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큰 저평가 지역이라는 생각에서다.

"공부해야 할 건 너무 많아요. 청약에서는 입지부터 주택 평형과 타입별로 가점을 분석해야 하고, 피해야 할 평형을 선택하는 방법부터, 투자금과 기대이익 분석 등등."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아무리 잘 알아도 남들이 위기에 투자할 때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결단력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거죠. 일단 월급 뒷배가 있으면 도전해도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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