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삼킨 IT] ① 전례없는 글로벌 전시회·콘퍼런스 취소... 사상 초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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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3-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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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글로벌 IT 전시회, 콘퍼런스와 같은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취소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에 예정된 IT, 게임업계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글로벌 GPU(그래픽 처리 장치) 업체 엔비디아는 이달 말 개최하는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이하 GTC)’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행사는 엔비디아가 매년 3월에 개최해 최신 GPU와 고성능 컴퓨팅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자리로, 이달 22일부터 5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엔비디아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가능한 많은 양의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시회, 콘퍼런스 취소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1월 말에서 2월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20일 291명이던 중국 확진자 수가 같은 달 26일 2700명을 넘어서더니 2월 들어 1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2월 6일에 개최 예정이었던 대만 게임 전시회 ‘2020 타이페이 게임쇼’ 가장 먼저 6월로 연기됐다. 중국과 함께 중화권에 속하는 대만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2019 MWC 현장[사진=정명섭 기자]

이어 2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MWC 2020’이 직격탄을 맞았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방역 대책을 강화하며 행사 개최를 강행하려 했으나, NTT도코모, 소니, 시스코, 아마존, 엔비디아, 에릭슨, LG전자, AT&T, 스프린트 등 주요 기업들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하자, 결국 MWC 자체를 취소해야만 했다.

MWC는 중국 테크 기업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로 유명하다. 실제로 매년 5000~6000명의 중국인들이 행사장을 찾는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인 ‘GDC’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GDC는 1988년부터 매년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행사로, 최근에는 게임사뿐만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대기업들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콘솔, VR 기기 등을 공개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행사엔 업계 관계자 2만9000여명이 방문했다.

GDC 주최 측은 “지난 1년간 자문위원회, 연설자, 전시업체, 이벤트 파트너들과 행사를 진행해왔는데, 행사를 개최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며 “올해 여름 끝자락에 GDC 행사를 주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GDC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소니와 페이스북, 일렉트로닉 아트, 코지마 프로덕션, 유니티, 아마존, 에픽 등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참가를 취소했다. 주최 측이 위생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업체들의 불참을 막을 수 없었다.

외신들은 오는 6월에 열릴 미국 게임 전시회 E3와 8월에 열리는 독일게임쇼 등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페이스북은 매년 5월에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F8’을 열지 않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개발자 파트너와 직원들, F8을 도와주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순위”라고 행사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도 코로나19가 글로벌 생산의 15%를 차지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공급망까지 타격해 원·부자재뿐만 아니라 애플의 신작 아이폰과 같은 주요 완성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 취소 안내문[사진=GD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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