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풍경…문화예술계 온라인 공연·전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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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3-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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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화문국악당 유튜브로 공연 생중계

  • 화랑미술제 온라인 전시·작품 판매도

 

서울돈화문국악당 기획공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생중계 화면과 실시간 채팅창. [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공연·미술계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공연과 전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악전문공연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은 기획공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무관객 공연으로 계단식 좌석 140석은 텅 비어 있었지만, 정소희 용인대 국악과 교수는 대금 연주를 통해 무대를 꽉 채웠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서울돈화문국악당이 2월 매주 토요일에 마련한 공연이다. 연주자들이 국악기 대한 다양한 설명을 함께해주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앞서 네 차례 공연에서는 거문고·피리·가야금·해금 연주자가 무대를 꾸몄다.

온라인 공연에서 정 교수는 대금·중금·소금 등 악기별 가진 특징 등을 설명하며 대중과 함께 호흡했다. 관객 없이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런 노력이 침체한 문화·예술계에 조금이나마 힘을 불어넣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공연일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온라인 생중계를 결정해 촬영 등 기술적인 부분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시에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생중계를 지켜본 관객 100명은 온라인 채팅창을 통해 다양하고 솔직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나눴다. 서울돈화문국악당 관계자는 "관객들과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며 양방향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이달 열리는 기획공연 '운당여관 음악회'도 취소가 어려울 경우 무관객 공연과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온라인 공연은 점점 확대할 전망이다. 그동안 영상물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창작산실은 오는 6일 오후 8시에 무용 '히트 & 런'을, 12일 오후 8시에 연극 '의자 고치는 여인'을 생중계한다. 이와 함께 창작산실 선정작인 연극 '아랫것들의 위'와 '마트료시카' 다시보기 서비스를 30일 동안 진행한다.
 

지난 2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화랑미술제'를 찾은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연뿐 아니라 미술계 역시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1979년 시작해 올해로 38회를 맞이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해야만 했다. 전시장을 찾기 힘든 관람객을 위해 110개 참여화랑 부스를 개별 촬영해 온라인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도 온라인 전시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대적으로 모든 갤러리 작품을 촬영한 건 최초다.

성과도 있었다. 전시 기간 총 1만5000여명이 온라인으로 화랑미술제를 관람했다. 온라인 방문자수는 일평균 약 3000명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와 협업해 전시 작품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플랫폼도 만들었다. 작품을 사는 과정도 훨씬 간편하게 했다. 관람객은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해 네이버 페이를 통해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를 결정하면 작품을 사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다만 온라인 결제가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겐 아직 어려움이 있다.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미술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해외에 비하면 아직 작다"며 "익숙해지면 편리한 방식이기 때문에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휴관 중인 미술관들도 온라인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문을 닫은 서울시립미술관은 같은 달 27일부터 미술관 SNS 게시물을 1.5배 늘렸다. 폐막 전시도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관람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25일부터 휴관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주요 전시를 큐레이터 해설로 소개하는 '학예사 전시 투어'를 온라인에서 선보이고 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코로나 확산으로 문화예술계도 힘든 상황에 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긴밀히 소통하며 위기를 함께 헤쳐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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