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부의 대물림]① 태어날때부터 부자는 정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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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2-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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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의 재산이 자식의 능력이 된 시대...애기 때부터 '억대부자'

  • 정부, 소득주도성장 주도·편법 증여에 '칼날'..."근본 대책 아냐"

돈은 곧 능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을수록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양극화가 심해진 작금의 상황에서는 부의 세습이 아니고선 이를 누릴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태어날 때부터 부자가 정해진다'라는 비관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 모든 상황은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조어로 대변된다. 부모의 재력과 능력이 좋아 이렇다 할 노력이나 고생 없이 풍족함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금수저라고 하면, 흙수저는 이와 정반대의 의미다. 부모의 능력이나 형편이 넉넉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자녀를 지칭한다. '부의 세습'이 아니라 '가난의 대물림'인 셈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본명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능력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젊은 세대의 공분을 산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주기적으로 나오는 갓난아이가 억대 주식을 보유하고 있거나, 미성년자가 노른자 땅의 건물주로 이름을 올린 뉴스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이 편법 증여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탈세가 이뤄지는 것 또한 추측 가능하다.

세대 갈등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다. 기성세대 젊은 세대들이 나약해서 쉽게 좌절한다며 답답해한다. 하지만 상황이 다르다. 과거에는 노력 여하에 따라 출세 여부가 갈렸다. 지금은 부모의 재력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진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헬조선'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나오자 정부는 양극화의 골을 줄이기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주식·부동산 등의 재산을 자식이나 가족에게 증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조사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이미 고착화된 현재 상황을 바꿔놓기는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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