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대가…600조원대 적자재정 불가피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20-02-20 17:59
인민銀 금리 인하 등 부양책 본격화 5%대 성장 위해 적자율 상향 불가피 韓 예산 규모 초과, 재정부담 눈덩이 中企 3분의1 매출 반토막 '망연자실'

[그래픽=이재호 기자]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심리적 마지노선인 5%대 성장률 유지를 위해서는 600조원 이상의 적자 재정 편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한국 정부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중국 정부가 사태 초기에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위기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경기 불안감 등이 겹치며 아시아 외환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첫 재정적자율 3% 초과 유력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실질적인 기준금리로 꼽히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 포인트 내린 4.05%로 고시했다.

기업·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하고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과 함께 적자 재정 확대를 포함한 적극적인 재정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확실하게 돈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이하 적자율)은 전년 대비 0.2% 포인트 오른 2.8%로, 적자액은 2조7600억 위안(약 470조원)이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악재를 감안해 적자율을 3%까지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덮쳤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와 전염병 창궐로 1분기 경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 집단인 '중국재부관리 50인 포럼'은 지난 14일 공개 건의서를 통해 올해 적자율을 3.5%로 상향 조정하라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경제위원회 주임과 인민은행 금융안정국장, 베이징 부시장, 건설은행장,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 칭화대 부총장 등이 이사·회원으로 참여하는 영향력 있는 조직이다.

개혁·개방 이후 적자율이 3%를 초과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가 최근 제시한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5.5%다. 이를 기준으로 적자율을 3.0%로 잡으면 적자액은 3조1360억 위안, 3.5%로 높이면 3조6587억 위안이다.

'바오우(保五·5%대 성장률 유지)'의 마지노선인 5.0% 성장률에 적자율 3.0%를 대입해도 3조1212억 위안(약 532조3206억원)의 적자 재정을 편성해야 한다.

올해 한국 정부 예산인 513조원을 크게 웃도는 엄청난 금액이다.

◆4%대 성장률, 경착륙 가능성 배제 못해

적자 재정 확대 외에 1조 위안의 특별 국채 발행, 2조 위안 이상의 기업 비용·세금 절감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하순 열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협) 때 어떤 수치를 발표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중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황이핑(黃益平)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2개월 이상 더 지속되면 연간 성장률이 1% 포인트 넘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성장률(6.1%)을 감안하면 4%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중국재부관리 50인 포럼 회원이기도 한 주우샹(朱武祥) 칭화대 경영관리학원 교수가 148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재 보유 현금으로는 2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응답이 68%에 달했다.

6개월 이상 버틸 수 있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31%의 기업은 올해 매출이 5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각종 수치로도 확인된다. 중국공정기계협회는 1~2월 중 굴착기 등 건설장비의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3.5% 줄었고, 수출은 3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역이 봉쇄돼 인력 이동이 제한되면서 춘제 연휴 이후 평균 임금이 5.79% 상승했다. 배달원과 청소부 임금은 각각 9.2%와 18.2% 급등했다. 식당 등 서비스업 위축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중국 정부가 정보를 은폐·왜곡하고 초기 방역에 실패하면서 경제적 충격이 확대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상반기 중에는 경제 정상화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본다"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가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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