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집권 후 '개혁·개방' 추진 모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20-02-19 06: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한국은행, 북한 한술지 '경제연구'에 게재된 논문 제목 분석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내부 경제정책이 '개혁·개방'으로 돌아섰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19일 한국은행의 BOK경제연구 '북한 경제연구로 분석한 경제정책 변화: 텍스트 마이닝 접근법(김수현 한은 조사국 과장·손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작성)'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정책은 2012~2018년 김정은 체제로 접어들면서 성장과 실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팀이 1988년 1월부터 2018년12월까지 북한 학술지 '경제연구'에 게재된 논문 2757건을 토대로 텍스트 마이닝 등 인공지능 분석기법을 활용해 제목에 통치자별 경제정책 특징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점검한 결과다. 김일성(1998~1994년), 김정일(1995~1998년), 김정은(2012~2018년) 등 각 통치자 시기별로 논문 주제의 분포도 달라졌다.

김일성 집권 시기 논문에서는 기술, 농촌, 농업, 공업, 노동 등의 주제와 자본주의 체제 비판에 대한 주제가 높은 확률로 추출됐다. 당시 북한의 경제 정책은 농업 기반을 다지면서 기술 기반의 공업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는 해석이다.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은 김정일 집권 때에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경제정책은 사회주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식민지 침탈, 생산력 증대 증의 주제가 자주 다뤄졌고, 현대적인 경영학, 경제학적 관리 방법론 등도 도입됐다.

반면 김정은 시기에는 자본주의 체제 비판에 대한 논문의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해외은행 제도와 화폐유통과 환율, 무역이론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등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가 다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 지식, 기술, 강국, 정보, 과학 등의 주제어 빈도도 높아졌다. 또 자본시장 개방과 환율, 무역시장 개방 등 개혁개방과 관련된 주제가 빈번히 등장했다. 북한 내부적으로 자본주의 개방 경제에 대한 이론적·실증적 연구와 학습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북한 경제가 통치자 1인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경제연구' 논문을 통해 통치자별 정책적 관심사 변화 추이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며 "고질적인 자료 부족으로 연구에 장애를 겪는 북한한 연구 분야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