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6대 그룹 총수 만난 文 “정부 믿고 예정된 투자 진행해 달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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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02-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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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CJ 포함 눈길

  • 항공·해운 등 업종별 대응책 발표 예고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경제회복을 위해 애쓰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자'는 제의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주요 대기업 총수 및 재계 단체장들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한자리에 모여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7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6대 그룹과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열고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됐다”면서 “기업도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외국 출장 중이어서 윤 부회장과 황 부회장이 대신 자리했다.

CJ는 자산규모가 다른 참석 기업에 비해 낮은 순위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와 중국 내 사업 규모, 5대 그룹과의 업종별 차별성 등을 고려해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6대 그룹 외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도 참석했다.

◆코로나19 ‘종식’ 언급…방역서 경제로 국면 전환

문 대통령의 이번 주 행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라는 큰 목표 아래 소비심리 회복과 내수 진작이라는 두 가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온양온천과 12일 남대문 전통시장을 잇따라 방문한 데 이어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것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초기 ‘방역’에 중점을 뒀던 발언과 일정도 경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신종 감염병이라고 하지만 그간 너무 위축돼 있었다”면서 “심리적 대반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와 재계는 뜻을 모아서 분위기를 붐업시키는 게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며칠 간 행보가 분위기를 빨리 전환시키는 데 맞추고 있다”면서 “과도한 두려움이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처음으로 코로나19의 ‘종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계의 노력이 경제 회복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각종 지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4분기부터 설비 투자가 증가세로 전환됐고, 경기선행지수도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면서 “지난 1월에는 드디어 일 평균 수출액도 증가로 반등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의 기대를 높여줬다”고 전했다.

또한 “고용 지표도 기대 이상으로 좋아졌고, 역대 최대의 신설법인과 벤처투자로 창업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도 뚜렷해졌다”면서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재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각종 지원 및 행정 규제 개선 요청

이날 간담회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LG전자의 롤러블 TV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볼리’·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현대차의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 △SK의 불화수소 가스와 블랭크 마스크·불화폴리이미드 등에 대한 소재자립화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삼성과 현대차, 롯데그룹이 조 단위의 경영안정자금과 생필품 등을 긴급 지원해 협력업체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에 대해서는 주문할 게 별로 없다”며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항공, 해운, 운수, 관광 등 업종별로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도 곧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번 사태를 맞아서 전문가 판단에 근거해서 신속하고 또 합리적 대응에 나선 일련의 과정은 국가적으로도 소중하고 진일보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제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부품 소재 등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다변화, 국산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LG화학이 경북 구미에 소재 공장을 마련한 것을 예로 들며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다시 유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당초 LG화학은 중국에 공장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구미시의 조건을 제안 받고 이곳에 생산설비를 마련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대책 마련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대통령께서 경제 활동을 독려해 경제 심리에도 도움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에서 정상 조업이 서둘러 이뤄질 수 있게 2월 한 달 동안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무원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발굴·집행하도록 하기 위해 추후 책임 등 행정상 불이익을 면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박 회장은 이를 언급, “더 나아가 이번 사태에 한해 정책 감사를 폐지하는 수준까지 파격적으로 운영한다면 정책 개발·집행이 더 활발해지고 사태 조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이 적극 행정 시에는 공무원들에게 면책뿐 아니라 포상까지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면서 “경제 부처는 사전 컨설팅제도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했다.

재계는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한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개선 등을 건의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유연근로를 위한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이다.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인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아직까지는 우한의 석유화학 공장 등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고, 충칭의 반도체 사업도 아직은 괜찮다”면서 “한·중 항공화물 운송이 폐쇄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웨이퍼의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화물 운송 항공편을 축소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우리 정부의 신속한 지원으로 현재 40개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중 38개가 재가동을 개시했고, 국내 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한다”면서 근로자들의 마스크 지원과 항공관세 인하의 특례적용을 요청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롯데호텔의 경우 2만8000건의 객실 취소가 있었고, 롯데월드 몰의 입점 상인 매출감소도 크다”면서 “국민의 안심과 사회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도 여러 영향을 받고 있으나 투자 고용창출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대통령의 관심과 응원 자체가 기업인에게 큰 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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