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싱 피했는데, 신종 코로나 만난 스타벅스”… 中 시장서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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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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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매장 폐쇄 장기화... 토종 브랜드와 경쟁도 치열

  • "중국 시장 비중 높아... 타격 클 듯"

‘여우를 피했는데 호랑이를 만났다.’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중국시장에서 처한 상황을 형용하는 말이다.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와 차음료 브랜드 시차(喜茶·희차)와의 치열한 경쟁을 버텨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나 더 큰 위기에 놓였다는 의미다.

◇현지화 전략으로 루이싱·시차에 소폭 앞섰지만…

스타벅스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중국 토종 차·음료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이 스타벅스를 압박하면서다. 맞수는 커피 브랜드 루이싱(瑞幸)커피와 차 브랜드 시차(喜茶·희차)였다.

루이싱은 지난 2017년 문을 연 후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역에 약 49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내 최대 커피 체인으로 자리잡았다. 오프라인에서 커피를 구매하고 마시는 스타벅스와는 달리 주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하거나, 배달하는 운영 방식으로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시차는 차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중국 차·음료 시장의 강자로 성장했다.

중국 매체 36커(36kr)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는 이들을 의식한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펼졌다.대표 사례로는 ‘페이콰이(啡快)’와 시즌음료 ‘완웨이빙댜오(玩味冰調)’가 꼽힌다.

페이콰이는 한국에서 ‘사이렌오더’로 알려진 서비스다. 스타벅스 전용 앱으로 미리 제품을 주문하고 주문이 매장에 전달되면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받는 서비스인데, 앱 주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루이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웨이빙댜오는 ‘모던 믹솔로지’라고도 불리는 여름 시즌 음료로 무려 8종의 음료가 차 기반으로 제조됐다. 시차와 경쟁을 의식한 마케팅인 셈이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 잘 맞아떨어졌다. 스타벅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거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3% 성장했다. 토종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스타벅스가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타벅스는 올해 중국 시장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나고, 전세계 매출은 3~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타벅스 [사진=36커 캡쳐]

◇中 매장 절반 일시 폐쇄... "경쟁 격화 속 악재 겹쳐"

그러나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다. 최근 스타벅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포함해 중국 내 매장 절반 이상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중국 매체 36커(36kr)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4292개(지난해 말 기준)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약 2000개 매장의 문을 닫은 것이다.

문제는 중국 시장이 스타벅스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타벅스의 매출은 7억4500만 달러다. 이 중 중국에서 거둔 매출은 무려 1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큰 위기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중국 시장 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리베이천(李北辰)은 “스타벅스가 직면한 도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뿐만이 아닌 루이싱과 시차가 부상하고 있는 중국 음료 전체 시장 환경”이라며 스타벅스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할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의 유명 투자가인 황하이(黄海)는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는 공급망, 디자인 등 많은 작업이 전 세계적으로 통일돼 있어 중국 시장 대응이 다소 느린 편”이라며 “중국 시장에 ‘맞춤’인 시차 같은 브랜드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와중에 공백기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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