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접촉 육군 일병에 가슴 쓸어내린 軍... "전군 휴가 금지"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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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2-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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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병' 부모 연락 받기 전까지 '깜깜이'였던 허점 발견

  • "선제적 조치 만전" "軍 대처에 문제 없다" 자만심이 더 문제

  • '무증상 감염자' 가능성 인정...자칫 軍 대응책 헛수고 될 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한 군 당국의 대비태세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휴가·외출·외박 금지 등 더 강력한 예방 조치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음성판정을 받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 12번째 확진자와 접촉, 격리됐던 육군 모 부대 소속 일병 사례에서 해당 장병의 부모가 연락을 해오기 전까지는 부대 측은 '깜깜이'였던 허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군 당국의 대응 매뉴얼에 별문제가 없고, 조치에도 허점이나 절차상 오류가 없었지만 영외출타 장병이 있으면 유사한 상황이 재발할 수도 있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질병관리본부의 확진자 판정과 역학조사 결과가 늦게 통보되면서 군이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었다"라며 "군은 현재 과도할 정도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국방부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군(軍) 내 유입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중국, 홍콩, 마카오를 방문한 장병 800여 명을 격리했다.

이와 함께 신병 입영식 및 수료식에 가족과 지인 초청을 금지했다. 입영 행사에 군악대 등도 동원하지 않는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학군사관(ROTC) 임관식에도 가족과 지인 초청 없이 부대 내 자체 행사로 갈무리한다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일에 시작할 예정이던 동원 예비군훈련 및 지역 예비군훈련 시작일도 오는 4월 17일 이후로 연기했다.

다만, 장병 휴가나 외출 등은 이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시행 중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인근 부대만 외출·외박·면회를 제한하고 있다. 

휴가와 외출·외박 등 영외출타 장병이 전염병의 통로가 될 수 있는 점이 확인됐지만 그렇다고 해도 당장 이를 전면 금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 군 장병들의 휴가와 외출을 제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장병 사기 저하와 불만 고조 등 부작용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지금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동안 무증상자의 감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던 질병관리본부가 지침을 바꾸는 등 상황이 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대로 확진자의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의 접촉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국방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자체 격리조치 메뉴얼이나 출입 인원에 대해 발열검사를 해 의심자가 발생하면 귀가 조치하는 현 선제적 대응책이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휴가 중 확진자와 접촉한 육군 일병은 발열 등 신종 코로나 감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무증상 감염자였다면 7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가 재발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 센터장은 "군 당국이 수백 명의 환자가 발생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휴가와 외출 제한으로 인해 장병 관리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 부대 인근 지역 상권이 침체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진자가 나온 뒤 휴가와 외출을 제한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은 안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앞으로 열흘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기존 대응 방침을 재정비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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