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5대 쪽방촌 정비' 약속 지켜질까...LH·SH 눈덩이 적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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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1-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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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남대문·돈의동·창신동' "수익성 없어" 가닥

  • 영등포 2890억 사업비 적자공기업 LH·SH가 떠안아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사진 =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영등포 쪽방촌 정비계획'을 발표하며 밝힌 '5대 쪽방촌 정비' 약속에 관련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수익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적자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사업비를 사실상 모두 떠안는 구조여서 적자보전 대책이 없이는 추가적인 사업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영등포를 제외한 서울시내 4개 쪽방촌(중구 양동 내 서울역·남대문·종로구 돈의동·종로구 창신동) 가운데 양동을 뺀 나머지는 사실상 정비사업 추진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돈의동은 토지면적이 작은 데다 높이 제한도 걸려 있어 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며, 창신동은 '둥지내몰림' 등 우려로 서울시가 사업 진행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현재 양동 지역이 가장 앞서나가 있다"며 "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어느 쪽으로 투자할지, 공공자금을 얼마나 투입해야 할지, 복지개념을 어떻게 도입하면 좋을지 등을 토지주, 쪽방촌 거주민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동 외에는 사업이 사실상 어렵다. 돈의동은 방이 몇십가구에 불과하다. 규모가 워낙 작아 개발이익이 발생하기 힘들어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면적과 고도제한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영등포 쪽방촌 정비계획 발표 당시에도 재원 문제가 거론됐다. 공공부문만 총 298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LH와 SH가 일단 집행키로 하면서 양 공사 내부에서도 정부와 서울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눈덩이 적자에 허덕이는 양 공사의 적자 보전 대책 없이는 추가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어떨지 모르나 영등포 쪽방촌은 영구임대주택으로 발생하는 사업 손실분에 대한 보전 방안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민간 매각 부지의 용적률을 올려 땅의 값어치를 올릴 수도 있고 재정, 기금 지원도 병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자는 충분히 보전 가능하지만 수익률이 얼마나 날지는 지금으로썬 예단키 힘들다"며 "토지 보상, 민간 매각 시 주변 시세 변동 등 변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첨언했다.

창신동은 정비사업이 사실상 스톱 상태다. 강 실장은 "과거 대규모 개발을 민간에 맡기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보상금을 주고 (기존 주민을) 쫓아내는 형국이 될 수도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돈의문 쪽방촌은 현재 '서울형 도시재생'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돼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 수립돼 있다. 

창신동 쪽방촌은 '도시환경정비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도심형 재개발을 의미하며, 도시환경정비가 예정돼 있다는 건 재개발을 할지 말지에 대해 검토 중인 구역이란 뜻이다.

종로구청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현재 쪽방촌을 포함한 창신동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에 대한 정비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창신동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은 종로구 창신1동 436-79번지 일대다. 현재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당초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해제됐고 이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상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써 정비계획 수립이 요구돼왔다.

한편 서울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쪽방촌에 대해서는 국토부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 국토부 도시재생기획단 관계자는 "영등포 쪽방촌 정비계획이 발표된 만큼, 다른 지역도 쪽방촌 정비를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림을 그려 우리에게 찾아오면 우리가 할 만한 사업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 올릴 것이다. 연내 1~2곳 정도 제안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틀 안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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