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의 O2O 탐구생활] 마켓컬리, 올해도 새벽배송 1위 왕좌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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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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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국내 최초 ‘샛별배송’…작년 매출 4700억원대 성장

  • SSG닷컴·쿠팡 등과 경쟁·제품 품질 논란은 넘어야 할 산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사진=마켓컬리 제공]

“오늘 주문하면 내일 새벽 도착”

‘새벽배송’을 하나의 유통 패러다임으로 굳힌 O2O(Online to Offline) 기업. 새벽배송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켓컬리(법인명 컬리)다. 마켓컬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샛별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샛별배송은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새벽배송의 등장은 신선했지만 업계에선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부정적 전망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2020년 유통업계에선 너도나도 새벽배송에 뛰어들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대의 거대 시장이 됐다.

첫해 30억원이던 마켓컬리의 매출은 2016년 174억원, 2017년 466억원, 2018년 1570억원, 2019년 4700억원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판매제품은 1만여개이고 이 중 80%가 식품이다. 하루배송 물량은 4만여건에 달한다. 폭발적 성장 비결은 충성도 높은 300만 회원과 다른 곳에는 없는 단독 상품 등이 꼽힌다.

마켓컬리의 자체상표(PB) 상품은 2000개다. 최고 등급의 한우를 경매 받아 직접 손질 숙성해 판매하는 ‘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단독 상품군인 PB 상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타사와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PB 상품군을 늘려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 하고 있는 마켓컬리가 올해도 새벽배송 분야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까? 마켓컬리는 여러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먼저 새벽배송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이다. 새벽배송 분야는 유통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쿠팡이 2018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자 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들도 사업을 시작했다. 쿠팡은 이미 전국 단위 새벽배송이 가능한 유통 인프라를 보유 중이다. 신세계의 온라인 몰 SSG닷컴도 지난달 김포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세우는 등 자금력을 바탕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마켓컬리는 서울 장지동과 남양주, 죽전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오는 9월에는 김포에 물류센터를 추가 건립할 예정이다. 물류센터를 짓는 데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냉장·냉동 차량이 아닌 일반 운송 차량 추가 마련에도 돈이 들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의 자체 운송 차량은 100여대로 모두 냉장·냉동 차량이다. 마켓컬리의 비식품 매출 비율은 총 매출의 20%로 매년 오름세다. 지난해 1~10월 비식품 매출은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9%가 늘었다.

성장을 위한 선제 투자 중인 마켓컬리는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 54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4억원, 2018년 337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마켓컬리는 2300억원의 누적 투자를 받았다. 다만 주로 중국 벤처캐피탈(VC)에게서 투자를 받아 영업 손실이 지속되면 자본 회수 압박이 커지고 경영권도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오는 제품 품질 논란도 마켓컬리가 풀어야할 숙제다. 최근 마켓컬리가 판매한 훈제연어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됐고 영국산 자연친화적 기저귀라고 소개한 제품은 중국산 소재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나와 내 가족이 사고 싶은 상품을 판다’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경영 철학과는 사뭇 대비된다. 철저한 상품 검수가 요구된다.

마켓컬리는 올해도 즉각적 이익 추구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 쿠팡 등 유통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새벽배송 1위의 자리를 수성할지 주목된다.
 

[조재형 산업2부 유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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