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폐렴' 전염병 인정…시장폐쇄·집회금지 등 추진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20-01-21 15:09
사람간 전염 자인, 의료진도 감염 법정 전염병 포함, 최고수위 방역 발병지 우한, 전시상황 표현 등장 교민사회 "정보 불투명 불안하다"

[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법정 전염병에 포함시켰다. 사람 간 전염이 이뤄진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첫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은 방역 지휘부를 구성하고 시장 폐쇄와 집회 금지 등의 비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인구 대이동이 이뤄질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를 앞둔 중국에서는 '전시 상황'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위기감이 상당하다.

◆또 사망자, 방역 체계 최고 수위로

21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생건강위)는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을(乙)류 전염병에 포함시켰다.

다만 예방·통제 조치는 갑(甲)류 전염병 기준을 채택하기로 했다. 중국 전염병 방지법은 강제 관리가 필요한 페스트·콜레라 등을 갑류로, 엄격 관리 대상인 폐렴·에이즈 등을 을류 전염병으로 분류한다.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와 위험성을 감안할 때 최고 수위의 방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법정 전염병에 포함시키며 사람과 사람 간 전염이 이뤄진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위생건강위 고위급 전문가 조장 겸 중국공정원 원사인 중난산(鐘南山)은 전날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이뤄진다고 확인했다.

그는 "광둥성의 환자 2명은 우한에 간 적이 없지만 가족이 우한에 다녀온 뒤 전염됐다"며 "현재로서 사람 간 전염은 확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최초 발병지인 우한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중국 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수는 우한의 198명을 비롯해 광둥성 14명, 베이징 5명, 상하이 2명 등 219명에 달한다. 우한에서는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사망자도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89세 남성이 숨지면서 사망자 수는 4명으로 불어났다.

위생건강위는 쓰촨성(2명), 윈난성(1명), 산둥성(1명), 광시좡족자치구(1명) 등에서도 의심 환자가 보고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習 질타에 호들갑, 교민 불안감 고조

새로운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사회적으로 동요가 일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조기 진화를 지시했다.

시 주석은 전날 "병의 확산 추세를 단호하게 억제하라"며 "인민 대중의 생명 안전을 가장 앞에 놓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같은 날 우한에서는 전염병 방역·통제를 위한 지휘부가 출범했다.

우한의 공산당 기관지 장강일보에 따르면 저우셴왕(周先旺) 우한 시장을 필두로 하는 지휘부는 응급·홍보·교통·시장·의료·방역·지역사회·종합 등 8개 팀으로 구성됐다.

지휘부는 회의에서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각종 사업장 및 업소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시장 폐쇄 등을 논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화난(華南) 수산시장은 이미 폐쇄된 상태다.

또 야생동물 통제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대형 집회는 최대한 줄이거나 취소하도록 했다.

연인원 30억명이 이동하는 춘제 연휴가 다가오면서 우한을 비롯한 중국 각지의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우한의 방역 지휘부는 춘제 기간 중 당직과 근무 교대 체제를 전시 상황처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책임을 다하지 않고 업무에 태만해 악영향을 미칠 경우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우한에 거주 중인 700~800명의 교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우한의 한 교민은 "발병 초기에는 사람 간 전염이 안 되고 의료진 전염 사례도 없다고 들었는데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고 사망자도 계속 발생해 교민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우한 거주자의 다른 지역 이동이나 외지인의 유입에 대한 관리가 한층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동 대처에 실패한 관료들에 대한 문책이 있을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현지 중국인들도 점차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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