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로 한숨돌린 부동산 시장…추가 인하땐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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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1-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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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1.25% 동결...저성장, 총선, 연준 압박 등 추가 인하 가능성 상존

  •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본격화, 저금리 시그널로 상가·토지·오피스텔 '들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는 모습[사진설명=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이 올해 첫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추가 금리 안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와 미 중앙은행인 연장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 한국의 총선 등 대형 이벤트가 많은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마냥 동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 시장이 언제든지 다시 출렁일 수 있어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번째 금리 동결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0.25% 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한은의 이런 결정 배경에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2000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610조7562억원(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7.1%(40조3927억원) 증가했다.

늘어나는 가계대출은 부동산 시장으로 흘렀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9751만원으로 2017년 6억8500만원과 비교해 2년만에 31.02% 증가했다. 서울 강남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도 11억2867만원(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8.53% 늘었다. 정부는 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한 '갭투자'가 아파트 투기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전세자금대출 규제 장벽은 작년보다 훨씬 촘촘해졌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의 담보대출은 전면 금지됐고, 9억원 초과 주택의 LTV(담보인정비율)도 기존 40%에서 20%로 줄었다. 아울러 이달 20일부터는 15억원 이하 1주택자의 SGI(서울보증보험) 전세대출보증도 막혔다. 서울에 집을 사려는 다주택자는 물론, 무주택자·1주택자의 전세대출 통로도 금지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은 관망세를 보이되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압박은 언제든지 불쏘시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금융권에서도 경기부진과 디플레이션 등으로 한은이 양적완화 통화정책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언제든지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날 금통위에선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때보다 늘었다. 올 상반기 금리 결정 회의는 2월 27일과 4월 9일, 5월 28일 세 차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돼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이 팽배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여신기조가 워낙 까다로워졌고,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정책기조도 강해졌기 때문에 지금은 부동산 수요자들의 심리적 압박이 최고조인 상황"이라면서 "금리 추가 인하 기조가 있다고 해도 수요자들이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는 3기 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되면서 45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면서 "서울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그 어느때보다 심해진 만큼 주택시장보다 토지시장으로 막대한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건설사에서는 저금리와 주택 대출규제로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이나 상가형 부동산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금리 부담이 줄면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면서 "금리가 떨어질수록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규제가 많은 주택보다 상가 등 투자형 부동산에 관심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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