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향한 '변함없는' 충성 주문…'사상이탈' 우려한 내부기강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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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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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신문 100년 전 인물 '트로츠키' 등장시켜 김정은 충성심 강조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주문하는 내부기강 단속에 나섰다. 이를 위해 100년 전의 인물도 등장시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사회주의 운동의 더러운 배신자’라는 기사를 통해 “사회주의 운동사에는 자기를 혁명의 길에 내세워준 수령의 믿음을 저버리고 배신한 자들로 기록돼 있다”며 “러시아의 트로츠키도 그러한 자 중의 하나”라고 전했다.

레온 트로츠키(1879~1940)는 1917년 레닌과 함께 러시아협력의 성공을 이끈 인물로 2919년 모스크바에서 창설된 공산주의 국제연합인 ‘코민테른’의 선언문을 작성했다.

공산당에서 입지를 구축하던 트로츠키는 1921년부터 스탈린과 권력 다툼을 벌인다. 1924년 레닌이 사망하기 전 유언장에 스탈린을 소련 공산당 서기장직에서 축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스탈린은 권력을 공고히 해 트로츠키를 고립시켰다.

결국 트로츠키는 스탈린에 의해 ‘혁명의 배반자’로 낙인찍혀 1923년 러시아에서 추방, 망명 생활 중 해외에서 암살당한다.

북한은 광복 이후 김일성 주석이 스탈린 정부에 의존해 정권을 수립해 스탈린 측과 공고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노동신문은 “트로츠키의 배신행위는 신념화되지 못한 충실성, 숭고한 도덕과 순결한 양심에 기초하지 않은 충실성은 수령에 대한 공고한 충실성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노동신문의 트로츠키 언급은 지난달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안드레이 사하로프(1921∼1989)를 비판하며 젊은 세대들에 대한 사상 교육을 당부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사하로프는 유럽에서 ‘사상의 자유’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이자 구소련 반체제운동가이다.

북한 매체의 이런 보도는 대북제재 장기화에 다른 경제난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을 북한 당국이 우려해 사전 내부기강 단속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북한은 노동당 제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정면돌파전’ 이행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한 결속대회, 도별 전원회의 확대회의 등을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이날 청년이 정면돌차전의 척후병과 기수가 되어야 한다며 결속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문은 ‘당 중앙이 가리키는 침로따라 청년들 앞으로’라는 기사에서 “청년들의 정신이 건전하고 그들의 열정과 기백으로 하여 활력에 넘쳐있는 나라가 진실로 전도양양한 나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일성 주석의 혁명활동 시작이 청년사업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청년들에게 투쟁 정신을 주문했다. 외세 문물 유입에 따른 사상 이탈을 우려해 청년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활짝 웃는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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