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뒷담화] 늘 아슬아슬했던 ‘실세’ 윤대진…이대로 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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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사회부 부장
입력 2020-01-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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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형 윤우진 의혹에 거침없는 언행으로 '뒷말' 무성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정권 전반기 2년여 동안 ‘검찰 실세’로 불렸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이후의 검찰인사는 거의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대윤’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소윤’으로 불렸던 윤 검사장은 2017년 8월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영전하면서 실세 반열에 올랐다. ‘대윤’인 윤 총장이 지방 고검을 전전하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던 바로 그 때다.

실세라 불렸기 때문인지 그를 둘러싼 뒷말도 많았다. 

검사 출신인 이연주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2017년 8월 윤 검사장이 한 검사 모친의 장례식장에서 “자기가 이번 인사를 다했다고 우쭐댔다”라고 폭로했다. 그 자리에는 바로 그 인사로 좌천된 사람도 있었는데 그의 ‘우쭐대는 모습’에 적잖이 불편해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심지어 ‘검찰 인사에서 자기 지분을 주장했다’는 풍문을 거론하기까지 했다.

임은정 검사에게 "해외유학을 보내 주겠다" "부산지검 여성범죄조사부장으로 발령내겠다"며 칼럼기고와 SNS를 중단하라고 회유했다는 시점도 이 무렵을 전후로 한 때이다.

그가 실세였다는 주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진다. 한 해 뒤인 2018년 7월 인사에서는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고검장 인사를 좌우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청와대가 원하는 인사 대신 윤석열 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원하는 인물을 관철시켰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으니 말을 더 필요가 없다.

그랬기 때문인지 그해 인사에서 윤 검사장은 검찰인사를 좌우하는 자리인 법무부 검찰국장에 올랐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의 양대 실세를 일컫는 ‘빅2’에 해당하는 자리다.

당시 검찰총장 자리는 문무일 전 총장이 지키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두 사람이 쥐고 있었던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검찰국장으로 인사권을 장악한 '소윤', 중앙지검장으로 수사권을 장악한 '대윤'··· 이렇게 그들은 공식적으로 '윤석열 총장' 시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셈이다.

'실세'로 군림하기는 했지만 늘 아슬아슬했다는 평도 있다.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때문이다.

윤 세무서장은 2012년 비리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던 적이 있다. 2년 후 귀국해서 수사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윤 검사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빛을 보지 못한 것도 윤석열 총장과의 친분 때문이라기 보다 윤 세무서장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릴 정도다.

윤 세무서장 관련 의혹은 끈질기게 그를 괴롭혔다. 2019년 7월 윤석열 총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것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서초동 대검찰청 앞과 세종로 서울지방국세청 앞에는 ‘윤우진 스캔들’을 거론하는 시위가 이어져 왔다.

특히 윤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윤 총장이 윤 검사장을 위해 변호사를 알아봐 줬다는 ‘뉴스타파’ 보도가 알려지며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거침없는 언행도 종종 도마에 오른다. 

앞서 이연주 변호사가 제기한 사례 뿐만 아니라 사석에서 친분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반대편에서는 ‘고압적이고 무례하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친소관계에 따라 처신이 극단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인데 당연히  이런저런 뒷말을 남길 수 밖에 없다.

인사문제처럼 민감한 사안을 두고 영향력을 과시한 것 역시 뒷말을 부른다.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사실상 ‘좌천’된 이번 인사를 두고서도 “언젠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윤 검사장이 이대로 꺽일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직 적다. 친형의 비리 스캔들을 뚫고 지금의 자리에 오를 정도라면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윤’ 윤석열 총장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더 그럴 듯하게 들린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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