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추는 게 능사일까...기술특례기업 두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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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기자
입력 2019-12-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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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기술성장기업 상장 특례(기술특례)의 문턱을 낮추자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증시 상장 후 대부분 기술특례 기업의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실적 없는 기업들이 많아질 경우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날 거란 우려도 나온다.

◆21개 기술특례기업 평균 수익률 -20%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종가 기준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중 상장일 종가보다 주가가 상승한 업체는 총 21개사 중 3곳뿐이다. 나머지 18곳은 상장 첫날 종가보다 주가가 떨어졌다. 21곳의 평균 수익률은 -20.4%로 부진하다.

기술특례제도는 기술력이 뛰어난 유망기술기업이 기술평가를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 상장사는 기술평가를 받아 기술특례제도를 청구했다.

하지만 올해는 기술평가 외에 성장성 추천, 사업모델 평가, 이익 미실현 기업 등 조건을 통과해 역대 최대 수준인 21곳이 기술특례제도를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 들어왔다. 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2005년(2곳)에 비하면 1000%가량 늘었다.

올해 상장 기업 중 주가가 오른 곳은 티움바이오, 아모그린텍, 제테마, 등 3곳이었고 평균 수익률은 14.2%였다. 이 중 아모그린텍은 유일한 비(非) 바이오 업체로, 주가 상승률은 10.8%다. 티움바이오(16.4%), 제테마(15.3%)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주가가 하락한 18곳의 평균 수익률은 -26.2%였다. 하락률이 평균 수익률보다 컸던 곳은 압타바이오(-31.6%), 셀리드(-48.5%), 플리토(-37.1%), 수젠텍(-46%), 이노테라피(-28.9%), 엔바이오니아(-34.6%), 캐리소프트(-44.8%), 마이크로디지탈(-63.8%) 등 8곳이다.

올해 처음으로 사업모델 평가를 통해 상장한 플리토와 캐리소프트의 경우 모두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 플리토는 언어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캐리소프트는 어린이 대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시장 활성화 필요하지만 부작용 우려 

거래소는 앞으로도 우량 기술기업을 위해 코스닥 진입 문턱을 낮출 방침이다. 최근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핀테크 기업이 시장에 원활히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시장의 다양성을 높이고,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코스닥 종목 수는 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후퇴할 수 있어서다. 

기업의 본래 가치보다 주가가 높게 책정될 경우 코스닥은 더 이상 외국인과 기관에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란 지적이다. 올해에도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6000억원, 기관은 4조2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실적 요건에 제한을 두거나, 코스닥 체질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회계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긴 마찬가지다. 기업들의 진입 요건과 회계 기준을 모두 낮추다보니 시장의 물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의 재무제표를 심사해보면, 주력 상품의 단기적인 이익을 등에 업고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있다”며 “시간이 지나 이들 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결국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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