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판 뱅가드 꿈꾸는 이루다투자일임 김동주 "못 벌면 수수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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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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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로보투자자문에서 이루다투자일임으로 재탄생..."한국판 뱅가드가 목표"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옛 아이로보투자자문)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 세계 2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뱅가드는 처음으로 인덱스 뮤추얼 펀드를 내놓은 곳이다. 주가지수를 추종해 운용 비용을 줄이고 수수료까지 낮춘 인덱스펀드가 등장했을 때 유명 펀드매니저들의 액티브 펀드와 비교되며 조롱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널리 쓰이는 투자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불필요한 수수료를 줄여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는 건 뱅가드 투자철학의 핵심이다. 저비용 투자가 원칙인 만큼 뱅가드는 상품 광고도 잘 안 한다. 이렇게 비용과 수수료를 줄여 얻은 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니 기업 이미지도 좋다.
 
22일 만난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다"며 "한국의 뱅가드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루다투자일임은 로보어드바이저업체인 아이로보투자자문의 새 이름이다. 

지난달 말 디지털자산 투자서비스 업체 업라이즈가 로보투자자문 지분 96.19%를 인수하면서 새로 태어났다. 새 사명은 업라이즈 대주주 딸의 이름에서 따왔다. 김 대표는 "회사를 함부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진정성을 담았다"고 전했다.
 
투자 방식은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따른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개인적으로 브리지워터의 올웨더펀드를 역추적해 투자하고 있다"며 "이 회사가 내놓은 논문과 각종 자료를 모조리 분석하여 전략을 파악했고, 작년 투자 성적이 99% 일치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회사 연금펀드는 일반적으로 최소 가입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 개인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이런 전략을 누구나 안방에서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루다투자일임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수수료를 단 한 푼도 받지 않는다. 기존 아이로보투자자문도 수수료를 수익의 15%만 받고 손실이 나면 받지 않았었다. 이루다투자일임은 서비스 출시 시기를 내년 봄으로 계획한 만큼 아직 정확한 수수료를 매기진 않았다. 다만 아이로보투자자문 때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투자 운용 전략을 유튜브를 통해 모두 공개할 계획"이라며 "방송을 보고 투자자들이 알아서 투자할 수 있지만, 이조차도 귀찮은 투자자를 위해 일임서비스를 할 생각이므로 수수료는 국내에서 가장 싼 가격에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인력을 최소화하고 판매와 영업을 모두 자동화할 계획이다. 그는 "판매 채널은 모두 모바일로만 운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오는 고객도 받지 않고 새롭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비대면 일임으로만 고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 채널은 앱스토어, 광고채널은 유튜브를 활용해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고 투자자들의 수익을 높이려는 것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수익률에 대해도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운 좋게 창업한 회사를 팔아 큰 돈을 만지면서 투자에 관심을 갖게된 이후 프라이빗뱅커(PB)만 믿고 투자했다가 많이 잃기도 했다"며 "결국 믿을 건 통계란 생각으로 계량 투자법을 실천하기로 했고, 1926년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자본 시장 데이터를 다 뽑아 시뮬레이션해 보면서 현재의 투자 전략을 검증했다"고 했다. 앞으로 30년을 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과거 100년을 살펴봐야 하지 않겠냐는 게 그의 논리다.

김 대표는 "상품을 출시하면 4~5년 뒤엔 국내 공모펀드 중 최고 수익률을 낼 자신이 있다"며 "적어도 상위 5% 안에 들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길게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자산 배분 전략과, 저수수료의 강점을 살리는 투자를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늦어도 내년 4월에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대표는 이번에 업라이즈에서 새로 부임한 인사다. 카이스트 전산과 학사·석사 과정을 밟았다. 2008년 티맥스소프트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LG전자를 거쳐 2011년 로티플이라는 회사를 세웠고 이 회사가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카카오에서도 5년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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