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 기술, 美 핵위협 견제·제압…거대한 힘 비축"…연말 군사적 도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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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2-1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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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창모장 '중대 시험' 담화 발표…"美 견제·제압 가능"

  • "'중대시험' 결과 다른 무기개발에 적용"…전략적 무기 추가 개발 예고도

  • 전문가들 "중대시험, ICBM 관련 실험…'새로운 길' 핵보유국 지위 강화"

인공위성 발사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주일간 두 차례의 ‘중대 시험’을 한 북한이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고 밝혔다. 또 ‘중대 시험’으로 얻은 새 기술로 미국의 핵 위협을 견제하고 제압할 수 있다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두고 미국과 기싸움 중인 북한의 ICBM 개발 재개, 시험발사 등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희망도 사라졌다. 

14일 조선중앙통신은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이 이날 담화를 발표 “최근 국방과학원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시험들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국방력 강화사업에서 거대한 성과들을 이룩해 나가고 있는 것을 나는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박 총참모장은 “최근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 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힘의 균형이 철저히 보장돼야 진정한 평화를 지키고 우리의 발전과 앞날을 보장할 수 있다”며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핵 보유, ICBM 개발 등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고,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핵, 미사일 등 군사적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 본부장은 “박정천이 이번 담화를 통해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고 주장함으로써 그동안의 북·미 대화가 과연 북한과 미국 중 누구에게 더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박 총참모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적대세력들의 정치적·군사적 도발에도 다 대비할 수 있게 준비돼 있어야 하며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군대는 최고영도자의 그 어떤 결심도 행동으로 철저히 관철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제7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또는 신년사에서 천명할 것으로 추측되는 강경노선의 ‘새로운 길’을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박 총참모장은 또 “우리 힘의 실체를 평가하는 것은 자유겠으나 똑바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첨예한 대결 상황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에 대북압박을 공조하는 미국과 미국 주도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 비확산 회의에 참여한 안보리 이사국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비난 등이 계속된다면 연말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정 본부장은 “박정천 총참모장의 오늘 담화를 보니 북한이 자신들의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전날 저녁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난 7일에 이어 또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중대 시험’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7일 ‘전략적 지위’만 언급한 것과 달리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에 따라 이번 ‘중대 시험’은 ICBM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역시 국방과학원이고 보다 확실하게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이라고 했으니 ICBM과 관련된 엔진 실험임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대 시험’을 감행하고 이를 발표하는 것에 대해선 “미국에 마지막까지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라고 압박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이미) 계획된 자신의 길(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어쨌든 북한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압박을 하면서 실제 행동은 대북제재 등 미국의 맞대응 수위를 지켜보면서 위성보다 핵 능력 고도화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두 번째 ‘중대 시험’ 발표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정자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판문점에서의 북측 접촉을 모색, 협상 시한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등 ‘상황관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비건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중대 시험’을 감행하고, ICBM 개발 재개 등 군사적 도발과 ‘새로운 길 천명’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비건 대표의 방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다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분석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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