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S대 4인방’ 절반 생존... 힘 실린 우기홍·부회장 뗀 석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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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1-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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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깊은 신임을 받았던 한진그룹의 ‘S대 4인방’의 희비가 2020년 인사에서 극명하게 갈려졌다.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우기홍 대표이사 부사장의 영향력은 강화됐지만 다른 세 사람은 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조 전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들에 대한 신뢰가 높았으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진그룹 인사를 통해 우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대한항공의 승진 인사 규모는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6명으로, 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이승범 전무를 비롯한 3명이 부사장으로, 박정우 상무 등 6명이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일본의 경제도발 등으로 전에 없는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우 부사장의 경험이 돌파구 마련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1962년생인 우 부사장은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로 입사, 비서실, 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아왔다. 대한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179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넘게 줄어든 수치다.

다만 우 부사장과 함께 S대 4인방으로 불렸던 석태수 한진칼 사장, 서용원 (주)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등은 힘이 약화되거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한진은 서용 사장이 퇴임하고 후임으로 현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 노삼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으며, 류경표 전무를 부사장으로, 주성균 상무 등 2명을 전무로 승진했다.

한국공항은 강 사장이 퇴임했으며 현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유종석 전무가 후임으로 임명됐다. 석 사장은 한진칼의 자리는 지켰다. 그러나 대한항공 부회장 자리는 내려놓게 됐다. S대 4인방 중 절반 이상이 쇄신의 대상이 된 셈이다. 조 회장의 혁신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대한한공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앞서 조 회장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항공운송과 항공기 제작, 호텔을 포함한 여행 등 주력 사업을 제외하고는 정리할 것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경제도발 외에도 국내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며, 업계 1위 대한항공에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회사의 재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되면 국내 항공업계의 지형 변화는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원태식 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진그룹은 이날 임원 직위체계도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에서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줄였다. 불필요한 결재 라인을 간소화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통해 임원수를 20% 이상 축소한 것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중용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정착, 미래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 내용은 내달 2일부터 반영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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