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경영권 침해' 우려에 적극적 주주권행사 지침 결정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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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11-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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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기업 경영권 침해 우려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당장 처리하지 않고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기금위는 29일 서울 더프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가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후속조치로 마련한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심의했으나 의결에 이르지 못하고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가이드라인은 횡령·배임·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추락했는데도 개선 의지가 없는 투자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이사해임, 정관변경을 요구하는 등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과 대화를 했는데도 주주권익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기금위의 결정으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허용하는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사용자 대표 위원들이 "기업 경영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각계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재계를 대표하는 분들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만든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며 "문제가 있을 때마다 국민연금이 즉각 대응하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불필요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활동을 해야 한다고 보는 '중점관리사안'과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을 구체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배당, 지나치게 높은 임원 보수, 기업가치·주주권익 훼손하는 법령상 위반(횡령·배임·부당지원·사익편취),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이사·감사위원 선임을 '중점관리사안'으로 정의한다. 또 기금운용본부의 정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2등급 이상 하락해 C등급 이하를 받은 경우, 예상하지 못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발생한 경우를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으로 정하고 있다.

이날 기금위는 스튜어드십 코드 후속조치 가운데 '위탁운용사 의결권행사 위임 가이드라인'과 '위탁운용사 선정·평가 시 가점부여 방안' 등 2가지는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자본시장법령의 의결권위임 운용사 기준을 충족하는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한다.

국내주식 투자 기업 중 100% 위탁운용 투자기업의 의결권행사를 각 위탁운용사에 보유지분율만큼 위임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하는 인수합병 안건, 중점관리사안,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 관련 기업의 주총 안건은 위임범위에서 제외한다.

또한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선정 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운용사에 가점 2점을 부여한다.

아울러 기금위는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도 의결하고, 국내주식 일부에만 적용하던 책임투자를 기금 전체 자산군으로 확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우선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도입하기로 했다.

책임투자는 투자자산을 선택하고 운용할 때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서 투자하는 방식이다.

ESG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기업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 도입도 검토한다. 해외연기금의 경우 대량살상무기 제조, 석탄채굴, 담배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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