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대 대비한 LG CNS... 그라운드X와 함께 하이브리드 플랫폼 시장까지 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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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11-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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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CNS 모나체인-그라운드X(카카오) 클레이튼, 상호 호환 및 데이터 공유 나서

  • 하이브리드 플랫폼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제거... 금융·공공·유통 등 다방면 혁신 서비스 등장 기대

지난 21일 블록체인 업계에서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허가형(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인 LG CNS와 공개형(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 그라운드X가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LG CNS와 그라운드X는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모나체인과 클레이튼이 상호 호환되도록 조율하고, 이를 활용해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허가형 블록체인과 공개형 블록체인 플랫폼 간 협업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허가형 블록체인은 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보안성에, 공개형 블록체인은 활동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디앱(분산형 앱)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양사는 두 블록체인 플랫폼의 특장점을 결합시켜 기업이 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손잡고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은 허가형과 공개형 블록체인의 특징을 함께 보유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하지만 양 블록체인 플랫폼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 함께 결합된다는 문제가 있어 그리 널리 활용되고 있지는 않았다. 반면 LG CNS와 그라운드X는 평소에는 각각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다가,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경우에만 두 플랫폼끼리 데이터를 공유해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없앤다는 운영 전략을 세웠다.

LG CNS는 지난해 5월 허가형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출시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 구현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조폐공사의 지역화폐 결제 플랫폼 '착'이나 LG유플러스의 블록체인 기반 휴대폰 보험금 지급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 구축에 많은 경험과 사업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지난 6월 공개형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출시한 후 블록체인의 기술적 가치와 유용성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산업 분야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LG CNS와의 협력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라운드X는 올해 내로 카카오톡에 블록체인 지갑 '클립'을 추가할 계획을 세우는 등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이용자 접근성과 연결성이 강점이다.

LG CNS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각기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를 연결하는 ‘인터체인’ 프로젝트가 활발하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허가형 블록체인과 공개형 블록체인 간 경계를 허물고, 각 사의 기능과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가 이렇게 블록체인 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는 것은 모나체인과 클레이튼에 '앵커링'이라는 데이터 공유 기술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앵커링을 활용하면 다른 블록체인에 보관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암호화폐까지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라운드X의 암호화폐 '클레이'를 활용해 착과 연결된 지역화폐를 구매하거나, 그 반대 사례가 가능해진다.

또한 양사의 협업은 국내 금융·공공·유통·기업 서비스 분야에도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예를 들어 금융에선 모나체인을 활용해 개인정보 보호와 위변조 방지 기능을 추가하고 클레이튼을 활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생태계를 만들 수 있고, 공공분야에선 모나체인을 활용해 투표자들의 개인정보만 비공개로 보관하고 다른 정보는 클레이튼을 활용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의 특장점만을 결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LG CNS는 이러한 블록체인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4년 전부터 꾸준히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블록체인 기술과 상용화 사례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LG CNS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지역화폐와 같은 토큰 발행에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LG CNS는 2015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한국은행 블록체인 기반 송금 모의 테스트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관련 기술력을 꾸준히 입증했다. 2018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개발했고, 물류와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 관리(SCM), 디지털 인증, 지역화폐 개발 사례를 확보했다.

한국조폐공사는 모나체인을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고향 사랑 상품권 '착'을 개발했다. 모나체인을 통해 한국조폐공사는 판매·유통·관리의 어려움과 같은 기존 종이 상품권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 상품권의 위변조가 불가능해져 진위 여부 입증이 쉬워졌으며, 상품권 거래 현황과 내역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성남시, 시흥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착을 활용함에 따라 공공에 LG CNS의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첫째 사례가 됐다.

LG유플러스, LG전자, KB손해보험 3사도 휴대전화 분실·파손 보험 청구 서비스에 모나체인을 적용했다. 과거에는 이용자가 보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제조사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 내역과 영수증 등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야 했다. 하지만 3사가 모나체인 기반 보험 청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5일 정도 걸리던 이용자의 보험 청구 시간은 수 시간 이내로 줄어들었고, 위변조 확인에 들어가던 인건비도 절감했다.

또한 식탁에 올라오는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농산물 유통 환경에도 모나체인을 도입했다. LG CNS와 세이정보기술은 모나체인 기반 식자재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이용자가 농산물 생산부터 가공·판매·구매·소비까지 모든 유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음식이 어떤 생산과정을 거쳐 이용자에게 전달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

LG CNS는 모나체인을 활용한 지역화폐 개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모나체인을 활용해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마곡 커뮤니티 화폐'를 선보였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단점인 처리 속도 문제를 해결하면서, 블록체인 노드에 참여하는 운영 주체 간 거래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향후 LG CNS는 마곡 커뮤니티 화폐의 기능을 보완하고, 노드 운영 주체에 은행을 참여시켜 지역화폐 가맹점과 사업자의 편의성을 향상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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