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공직 비리와 행정 착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자율적 내부통제 시스템인 ‘청백-e 시스템’이 일선 부서의 관리 소홀로 일부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전 의사결정 없이 신용카드를 먼저 사용한 뒤, 결재권이 없는 주무관이 임의로 사후 처리를 한 회계 관리 위반 사례까지 적발돼 행정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김해시가 공개한 ‘2026년 청백-e 시스템 운영실태 점검결과 보고’에 따르면, 김해시는 최근 전 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지방재정 분야 등 총 6건의 위법·부당 행정 사례를 적발해 시정 및 주의 처분을 내렸다.
가장 큰 문제는 시스템의 경고를 제때 확인하고 조치해야 할 실무 부서들이 이를 방치했다는 점이다.
내부 규정에 따라 모니터링 주기에 맞춰 최신 정보로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발된 일부 과와 동에서는 ‘자치단체구매카드 부적정 사용 방지’ 등의 경고 모니터링 건에 대해 감사 기간 종료 시까지 승인이나 처리를 지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과의 경우 미처리·미승인 방치 건수가 무려 9건에 달했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의 절차적 불감증도 드러났다. 관련 훈령에 따르면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 대상과 금액을 사전 품의를 통해 확정한 후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지적된 한 부서는 적정한 사전 품의 없이 신용카드를 먼저 집행한 뒤, 결재 권한이 없는 주무관 1인의 결재로 처리했다가 감사관실에 꼬리를 밟혔다. 이외에도 제로페이 등 직불전자지급수단을 사용한 후 법정 사후정산 기한(5일 이내)을 지키지 않고 지연 지급결의를 한 사례도 2개 부서에서 총 6건(89만 8000원 상당)이 적발됐다.
이 같은 미처리 경고 방치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파악된다.
김해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2025년에도 한 부서에서 9건이 지적되는 등 매년 적발 건수는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공무원 인사이동이 잦다 보니 전임자와 후임자 간 인수인계가 미흡해 담당자가 지정되지 않거나, 당장 눈앞의 현안 업무를 처리하느라 고 시기만큼은 시스템 확인을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주무관 임의 결재 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행정상 주의)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전 품의를 올리는 과정에서 지출 시기가 일부 변동된 상황으로 파악됐다”라며 “예산 집행에 대한 전반적인 의사결정 자체는 이미 이뤄진 상태였고, 재정상의 비리나 횡령 혐의가 아닌 행정 절차적 누락이기 때문에 내부 기준에 맞춰 주의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향후 새올 게시판을 통한 수시 알림과 담당자 교육자료 배포, 부서 자체 교육 결과 취합 등을 재발 방지책으로 내놨다. 그러나 시스템 미이행 부서에 대한 직접적인 페널티 부과 등 강제성 있는 대책은 빠져 있어 실효성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정상 절차 누락에 대해 지적을 받고 확인서를 제출하는 것 자체가 일선 부서 실무자들에게는 상당한 업무적 부담”이라며 “단순 페널티 부여보다는 교육을 더 철저히 해 차후 지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 처리를 돕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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