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국무위원 방한, 사드로 꽉 막힌 韓·中 관계 복원 신호탄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혜인 기자
입력 2019-11-25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왕이, 4년 8개월여만에 방한…'한·중·일' 정상회의 사전 조율 목적

  • '한중 정상회담' 시진핑 中 주석, 韓 국빈방문 추진 논의될 수도

  • '미중 협상 불확실성' 한중관계 변수로…시 주석 韓방문 걸림돌

  • '북미협상 교착' '북중 수교 70주년' 김정은 방중 여부도 관심사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문제로 흔들렸던 한·중 관계의 복귀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왕 위원은 내달 초 한국을 방문한다. 왕 위원의 방한 주요 목적은 다음달 말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사전 조율일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 연내 국빈방한할까

지난 20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중국 베이징에서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한·중 협력 강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지난 5일에는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뤄 부부장을 만나 양국의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을 논의했다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이에 따라 왕 위원의 방한 중 시 주석의 방한이 논의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으로 ‘사드’로 악화했던 한·중 관계는 수습 국면에 돌입했고, 서서히 회복됐다. 하지만 1년 4개월여 동안 쌓였던 사드 ‘앙금’은 여전해 제한적 회복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번 왕 위원의 방한에서 시 주석의 국빈방문이 추진되면 한·중의 우호적 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한층 굳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북·미의 비핵화 협상 등 양국 안보 현안 해결을 위한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과 전문가들도 시 주석의 방한 추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전문가는 “12월에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보다는 국빈방문을 통한 정상회담이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청두에서 한·중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시 주석의 방한이 양국 관계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도 “정부가 원하는 것은 한·중 정상회담보다는 시 주석의 방한일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지난번에 갔으니 이번엔 시 주석이 올 차례”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때문에 (시 주석이 연내 한국에) 오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연내 방중 가능성…북핵 문제 한·중 협력 논의할 듯

한국의 사드 배치는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정세 악화로 촉발됐다. 이는 한·중 관계 악화의 시작점이 북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정적인 한·중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이 필수 요소인 셈이다.

현재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은 북한과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두고 기싸움을 펼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로 인해 내년 신년사를 위해 연말까지 성과를 내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 해법을 찾고자 '혈맹관계'에 있는 중국을 연내 방문하고, 시 주석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연내 방중이 결정되면 왕 위원이 이를 한국과 논의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한반도 비핵화·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동아시아 정세가 급박하게 전개되는 만큼 한·중 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에서의 ‘중국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은 “지금의 북·미 비핵화 협상 판이 만들어질 때 중국의 역할은 크게 없었다. 현 상황에서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 관여해도 큰 소득을 얻지 못한다”며 왕 위원의 방한 목적에는 ‘북·미’, ‘남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