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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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19-11-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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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와의 협상 중재해달라" 방통위에 재정

  • 넷플릭스 "오픈 커넥트, 망 부하 감소·고객 경험 향상 윈-윈"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내면서 국내 인터넷망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었다.

19일 방통위는 "지난 12일 SK브로드밴드로부터 넷플릭스와 망 사용에 대한 갈등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접수했으며 이에 대한 심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재정 신청을 접수한 날부터 90일 이내에 재정해야 하고, 기간 내에 할 수 없는 경우 한 차례만 90일의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중립적인 제3자 위치에서 당사자 간 협상과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분쟁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한 후 법률·학계·전기통신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심의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ISP가 글로벌 CP를 대상으로 정부의 중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수차례 메일을 보내 망 사용료 협상을 요구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SK브로드밴드의 재정 신청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협상 테이블에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오픈 커넥트' 서비스 제공을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픈 커넥트는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를 미리 저장해 놓는 캐시서버다. 이용자가 넷플릭스로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할 때 관련 트래픽이 망 전체를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트래픽 부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넷플릭스 측의 설명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한 1000여개 인터넷사업자들과 협력해 오픈 커넥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네트워크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망 트래픽 부하를 줄이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윈-윈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측은 캐시서버로는 국내망 증설 비용을 줄일 수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는 지난해 초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11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이용자 수가 2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월 40만명 수준이었던 유료 가입자가 5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용자 증가에 따라 트래픽도 급증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동영상이 4K(UHD)로 발전하면서 트래픽 소모량도 급격히 늘어났다.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초래되자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초 해외망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했다.

망 사용료를 둘러싸고 망 사업자와 콘텐츠 공급자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부도 이를 중재할 방안을 고심 중이다. 방통위는 올해 말까지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도 인터넷망 상호접속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반을 운영 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재정을 내면서 망 사용료 갈등을 공론화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부와 국회가 나서면서 국내 규제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CP들은 더이상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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