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명길 "美 비건 12월 협상 제안"…"근본적인 해결책 내놔야 협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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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1-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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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14일 저녁 담화 발표

  • "미국 제3국 통해 12월 실무협상 재개 제안했다"

  • "美 적대정책 철회하는 근본적 해결책 내놔야"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미국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혔다. 단 자신들이 원하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김 대사는 14일 오후 담화를 통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부터 다음달 다시 협상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김 대사가 담화에서 “최근 미국 국무부 대조선정책특별대표 비건은 제3국을 통해 조미(북·미) 쌍방이 12월 중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10월 초 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실무협상 때처럼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달래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외교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한·미 연합군사) 훈련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한 뒷 배경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듯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한·미 연합훈련 조정 카드에 대해 탄핵 소용돌이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위해 북한을 연말까지 달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사는 북·미 대화 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미국의 대화 제기가 조미 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해 시간 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사의 강도 높은 비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이라는 현상 시한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미국 측의 전향적인 협상안 제시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전선언’ 등을 ‘부차적인 문제’로 평가절하한 것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후 북한이 제시한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 정책 철회’를 다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10월 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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