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철거요구, 관광산업 개발 의지…창의적 해법 고안해야

박경은 기자입력 : 2019-11-12 15:40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세미나 "금강산 남측시설, 北이 쓰도록 해주자" 주장도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요구가 경제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서울 종로구에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민간전문가들은 북한의 금강산관광단지 내 남측시설 철거 의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창의적 해법을 고안해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금강산 내 남측시설 중) 낙후된 시설은 철거하되, 괜찮은 상태로 있는 현대아산의 일부 시설물들은 북측이 관광시설의 일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내 남측시설 철거지시는 관광산업개발 의지와 맞닿아 있다면서, 남측은 이를 활용해 북측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창의적 해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온정각이나 옥류관, 문화회관, 금강산 호텔 등은 보수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빠른 시일 내에 유치할 수 있다"면서 "이 점에 대해 북측을 설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도 대북제재 국면에서 외부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새 시설물 건설에 시간과 재정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우리(남측)의 제의에 고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당장 남측의 시설물을 쓰고 싶지만 자존심이 강해 절대로 먼저 남측에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북한의 속사정을 파악해서 우리가 미철거 시설물의 목록을 먼저 제시하고, 우리의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12일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통일부에 재직하며 금강산관광 사업에 직접 관여했던 이찬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정부가 북측 철거 통보에 그대로 응하는 건 적절치 않다. 창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남북 당국이 지원하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처럼, 궁극적으로 금강산에도 정부 당국이 참여하는 관리위원회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철거에 나서면 기존 시설물은 붕괴되지만 그로 인해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금강산 사업의 '리모델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철준 중국 연변대학교 경제관리학원 부원장은 북한의 관광업 현황과 관련해  "중국은 몇 년 전 북한 관광개발지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했다"며 "유엔 대북제재 영향도 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부원장은 "이미 중국의 많은 기업이 북한에 투자한 결과 ⅓ 정도만 성공했다. ⅓은 실패했고 나머지 ⅓은 이윤이 없었다. 승산이 적은 것"이라며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투자 여건을 검토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올레그 키리야노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연구위원도 "제 느낌으로 북한 측은 아직 대규모로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단언했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여행 비용이 싸지도 않다. 비싸다. 러시아에서 태국이나 한국에 가는 게 더 싸다"며 "이런 걸 다 합치면 북한보다 동남아에 가는 게 낫겠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경일 고성군수, 전경수 금강산기업인협회장 등 참석자들이 금강산 정상화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간이 먼저 금강산 개별관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양무진 교수는 "개별관광은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면서 "우선 이산가족과 실향민을 대상으로 금강산관광지구에 한정해 당일관광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금강산관광 문제 해법 중 하나로 거론되는 '개별관광' 문제와 관련, "개별관광은 국민의 신변안전, 신변 보호 문제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해법은 결국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관건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금강산 관광 전면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은 환영하겠지만 편법에 가까운 창의적 해법을 반길 이유는 찾기 어렵다"면서 차제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근본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강산 관련 남북경협은 더이상 북한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북한이 남한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안보 관련 이슈 해결"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함으로써 비핵화를 촉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북제재를 풀어나가는 것이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최선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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