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M+ 레볼루션] "불안이 미래를 잠식…나만 생각하기도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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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11-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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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과 출산 등 정해진 틀보다는 내 인생에 집중해"

  • "치열한 경쟁 이어지는 가운데 공정은 민감한 키워드"

  • "세대 갈등 등 분열을 넘어서 공존하는 세상이 됐으면"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대학에 입학한 586세대의 끝자락 1968~69년생들은 '88꿈나무'로 불렸다. 그러나 50줄에 접어든 이들은 이제 스스로를 "꿈나무가 땔나무가 됐다"라며 공허하게 웃는다. 80년대 반독재투쟁, 87년 6월항쟁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민주화운동을 살아온 586에게는 '시대정신'이 중요했다.

하지만 M+세대가 바라보는 자신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들은 '개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한국 사회가 정치적 민주화로 안정을 찾은 상황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의 불안은 훨씬 더 높아졌다. 때문에 나의 '불안한 미래'이외의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뭐라도 배우지 않으면 불안"··집 마련 등 먼 목표 세우기엔 현실 팍팍

M+세대들 간에 차이는 있었지만, 특히 2030세대는 본인의 현실을 이야기할 때 불안과 경쟁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입시를 위한 경쟁이 끝나면 다시 취업을 위한 경쟁이 계속 되는 현실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평생직장의 개념도 희박해져, 회사보다는 개인에 집중하고 있고 그리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패션업계에서 근무하는 강아무개(32)씨는 "586세대는 가난해도 본인의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반면 지금 2030은 부모 세대의 경제력과 사회적 위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든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계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졸업 뒤에도 계속 치열했다"면서 "취업 뒤에도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으며, 계속 무언가 배워야 하고 회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내 자신을 위해 강점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아무개(26)씨는 "우리는 공정에 민감한 세대다. 예전보다 인터넷이 발달해 그런 점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 더 민감해진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프리랜서' 투잡을 계획 중이다. 박씨는 "예전처럼 하나의 직장을 가지면 평생 그것만 해야하는 시대가 아니라 자기 능력의 유무에 따라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인 김아무개(27)씨는 젊은 세대가 자기계발에 목을 메는 이유가 팍팍한 현실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발을 동동 굴러야 제자리라도 유지하는 느낌이다"라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차피 돈을 많이 모아봐야 서울에 집을 마련하는 것 같은 먼 미래의 목표를 이루기 힘드니까 나온말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결혼·출산 등 정해진 틀보다는 '나 자신' 우선"···"갈등 극복하고 공존하는 사회 됐으면" 

정아무개(30)씨는 "일률적 사회적 잣대에 따라 사는 것보다 자신만의 삶, 다양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인식이 요즘 세대엔 많이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때문에 젊은 세대가 직장에만 시간을 다 쏟기보다는 자기의 삶에  그래서 직장에 온몸을 다 바친다든가, 주말이나 밤낮없이 회사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큰 가치를 두지 않고 월급받는 몫만큼만 일했으면 나머지 시간은 나를 위한게 맞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도 기존 세대와는 많이 달라진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직장인 김아무개(27)씨는 "우리 세대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면서 "개인적으로 결혼하고 싶지만 (언제까지 해야된다기보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할 예정이며, 출산은 애 낳은 친구들의 상황을 보면서 하고 싶은 생각이 훨씬 줄었다"라고 답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임신과 출산 뒤 경력이 단절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회사원인 이진실(30)씨는 "주변에서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결혼 생각도 별로 없다"면서 "우리세대는 가치관이 다른 이들이 많아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일 것 같다. 다른 나라에 가서 살고 싶고,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김상호(29)씨 역시 "결혼에 대해서는 필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요즘 세대는 과거 사람들과 삶의 기준이 달라서 집을 사려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를 살면서 자기 수준에 맞는 소비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러 측면에서 분열이 커지는 가운데, 공존하는 사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취업준비생 류대성(26)씨는 "현재 세대도 양쪽으로 갈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부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회문제에는 전혀 무관심한 이들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쪽은 개인보다는 사회 전체를 바꿔야한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류씨는 "개인의 문제와 집단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흐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비스직에 근무하는 이인환(31)씨 역시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이슈는 ‘분열’인 것 같다. 세대 갈등, 젠더갈등, 지역 감정등의 이슈가 많다"면서 "혼자 힘으로는 무엇이든 이룰 수 없는 세상이 되었는데,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잘 해내고 함께하는 사회를 위해 노력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나 역시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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