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코, 한 회사의 대표와 뮤지션 '그리고 솔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윤정 기자
입력 2019-11-08 09: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회사까지 설립하고 독립해서 내놓는 결과물이다보니 부담이 없을 수는 없죠. 많이 즐겨주시고 제 의도를 캐치해준다면 그것만큼 기쁜 결과가 없을까 싶습니다"

[사진 =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코(본명 우지호·27)는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첫 정규앨범 'THINKING'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고 자신의 속내를 모두 드러낸 첫 솔로 정규 앨범 ‘싱킹(THINKING)’에 대한 가감없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싱킹(THINKING)’은 지난 9월 발표한 ‘파트 1’과 이번에 발표하는 ‘파트 2’를 묶어 총 10곡을 담아낸 지코의 첫 정규 앨범이다. 이 앨범은 그가 설립한 회사 KOZ 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이는 첫 결과물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앞서 Part.1에 담긴 '천둥벌거숭이'. '걘 아니야'. '사람'. '극'. 'One-man show'는 음악 팬들의 호평을 받는 것은 물론 차트를 휩쓸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Part.1이 지코의 생각을 친절한 톤으로 넓게 펼쳐 놓았다면 이날 공개될 Part.2는 그보다 더 디테일한 표현으로 그의 사사로운 내면을 투영시켰다. Part.2에는 타이틀 곡 '남겨짐에 대해'를 비롯해 'another level' 'Dystopia' 'Balloon' '꽃말' 등 총 5곡이 수록돼, 'THINKING'은 총 10곡으로 완성된다.

특히 수록곡 10곡을 통해 트랩부터 댄스홀, 어쿠스틱 발라드까지 폭넓게 확장된 음악을 보여주는 지코는 가사와 각 트랙에 따른 색깔을 통해 전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7인조 보이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2015년 Mnet ‘쇼미더머니4’ 프로듀서로 활약하면서 ‘실력파 래퍼’로 자리매김한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지코는 다시 한번 본인이 가진 이미지를 깨는 데 집중한 흔적이 역력했다. 
 
지코는 "지난 9월 먼저 선보인 ‘싱킹 파트1’에 제 생각을 다양하게 펼쳐놨다면 ‘파트2’는 좀더 섬세한 감정을 담고자 했어요"라며 “내 안에 인정하기 싫었던 부분을 들여다보면서 음악의 결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앨범의 대표적인 감정은 '공허함'입니다.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지만, 여러 갈래로 또 감정들이 나눠질 수 있어요. 그 공허함 속에 느껴지는 부수적인 그런 마음들을 담아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앨범을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지코의 흔들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아가 조금씩 흔들리면서 흘렸던 감정들에 대해 관찰하며 만든 곡들이죠. 내 다른 이면을 보여줬다는 의미에서의 흔들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라고 덧붙였다.
 
앨범을 두 번에 나눠 발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엔 대중의 소비 속도가 빠른 것 같아요.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이 시점에 10트랙의 곡과 방대한 양의 메시지를 한꺼번에 냈을 때 자칫 정보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차근차근 긴 호흡을 전달하고 싶었죠"
 
이어 그는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를 엄청 채찍질했어요. 제가 가진 밝고 경쾌한 부분을 부각하되 무력감이나 외로움 같은 감정은 무시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사는 게 내게 해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목표를 세우면 이를 이뤄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는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라며 "분명 대중 분들이나 팬분들은 제게 바라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고, 저도 알고 있지만 지금 제 모습은 그 모습이 아니었어요. 이전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고, 지금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녹여내는 게 더 좋은 작업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덧붙었다.

밝은 분위기가 보증수표같았던 지코. 진지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낸 음악들이 대중에게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에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사진 =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도 사실은 밝은 분위기의 지코하면 딱 생각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 수도 있지만 이번 앨범에 담은 음악들이 오히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감정들을 대중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봐요. 대중성을 고려하면서 그런 감정들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재기발랄하지 않았던 것 뿐이랄까요? 대중들이 아시는 지코의 모습을 아예 놓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지코는 ’이번 앨범은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작업하는 동안 책도 거의 안 읽고 음악도 잘 안 들었어요“라며 ’세상에 선보이고 나면 생각의 환기가 좀 될 것 같기도 합니다"고 덧붙였다. 지코가 이번 앨범에 얼마나 집중했는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는 "데뷔하고 처음으로 인간 우지호로서의 모습을 꺼내놓았어요. 지금까지는 지코라는 또 다른 자아로 살아가기 위해 억지로 끌고 간 것 같아요"라며 "그래서 우지호라는 자아에 야박했죠. 어느 순간 보니까 지코를 벗은 우지호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더라구요. 지금은 두 자아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배우 배종옥이 데뷔 35년 만에 첫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지코의 ‘남겨짐에 대해’를 택한 것도 화제가 됐다. 배종옥은 홀로 남겨진 후, 쓸쓸하고 가슴 먹먹한 분위기의 섬세한 감정표현을 얼굴 표정으로 담아내며 몰입감을 높였다.

지코는 "혼자 출연해서 공허한 분위기를 낸다든지 남녀 주인공이 출연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던 와중에 어쩐 방식으로 연출하든 진부한 느낌이 날 것 같았어요. 그때 생각난 배우가 배종옥 선배님이셨죠. 배종옥 선배님의 표정이나 짧은 표정 변화하나만으로도 남겨짐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며 "흔쾌히 응해주셔서 기뻤습니다. 원래 알던 사이는 아니에요. 평소 배종옥 선배님이 출연하는 작품을 많이 봐왔고 워낙 자연스럽게 연기하시는 분이라 꼭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고 배종옥이 뮤비에 출연하게 된 사연을 풀어냈다. 

이어 그는 “눈빛만으로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분이잖아요. 저랑 너무 멀리 계신 분이라 큰 기대 없이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기뻤죠. 워낙 팬이기도 했고요"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앨범은 홀로서기 후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더욱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소속사 세븐시즌스와 계약이 종료된 지코는 올 초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는 “블락비로 데뷔하기 전부터 제작과 프로듀싱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독립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죠”라며 “혼자 하다 보니 음악이 문제가 아니라 행정적인 부분이나 예산 등 음악 외적인 부분들까지 신경 써야 해서 힘들긴 하지만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또 그는 "스스로 설립한 회사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좋은 점이라면 책임전가를 하지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뭔가를 잘못했을 때 내 스스로의 문제로 돌릴 수 있고 책임감있게 내게 주어진데로 책임을 다하면 되니까 더욱 일에 집중할 수 있죠. 아! 그렇다고 기존 그룹활동이 더 힘들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 회사를 설립하고 난 후의 마음가짐이에요. 제가 책임진다는 것. 버거운 부분들도 있고 재밌는 부분들도 있지만 지금이 만족스럽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코는 "독립이 곧 블락비의 해체나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사진 =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블락비는 탈퇴한 것이 아니고 해체된 것도 아니에요. 지금은 각자 솔로 활동에 주력하는 시점일 뿐 언제든 다시 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전 소속사와 재계약한 재효ㆍ태일ㆍ비범은 현재 군 복무 중이고, 피오ㆍ박경ㆍ유권은 솔로 활동 중이죠."라며 블락비와 여전히 연결되어 있습을 시사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모습의 지코를 볼 수 있을까? 그는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프로듀싱 능력을 새로 설립한 회사에서 더 크고 풍부하게 발휘할 예정이다. 

지코는 "제가 할 줄 아는 음악도 할 줄 알고, 하지 못하는 음악도 할 줄 아는 친구들을 많이 발굴하고 싶어요. 지금 데뷔를 준비 중인 친구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무해함이 장점이에요. 앞으로 제가 또 힙합을 할 수도 있겠죠. 그냥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라고 앞으로의 꿈을 내비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