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저커버그, 리브라로 중국 암호화폐 굴기 대응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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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10-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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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규제 충족할 때까지 리브라 발행 연기... 美 하원은 리브라 발행 포기 요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금융 당국의 우려를 해결할 때까지 암호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계속 리브라 발행을 규제하면 미국이 중국에 밀려 금융 부문에서 리더십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리브라는 미국 금융산업에 큰 도움이 되며, 정부의 규제를 적극적으로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독립성만 강조하며 위원회의 날카로운 질문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23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리브라 출시에 앞서 미국 모든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겠다. 금융 당국의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리브라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으로 예정된 리브라 발행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날 청문회에선 자금 세탁 우려, 개인정보 침해 등 리브라 발행과 관련된 페이스북의 문제점을 두고 6시간 동안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저커버그는 "리브라의 목적은 기존 기축통화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더 많은 이용자에게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리브라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규제 준수를 위해 발행 시기는 연기하되 발행 의지 자체는 확고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저커버그는 "사람들은 돈을 주고받기 위해 너무 큰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산업은 혁신이 필요할 정도로 뒤처져 있다"며 리브라 발행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리브라가 자금 세탁 등에 악용되고, 기존 통화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리브라 발행 자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은 "페이스북이 리브라 발행을 진행하기에 앞서 가짜뉴스 유통, 개인정보 침해 등 산적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국회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리브라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그동안 페이스북에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이 리브라 사업의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며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동안에도 타국에서는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암호화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추진 중인 위안화 기반 암호화폐를 좌시하면 금융 부문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저커버그는 리브라의 지갑 서비스인 캘리브라를 익명으로 운영한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저커버그가 "리브라가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고 밝힌 영향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약 7.5% 하락해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역시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의 '페이스북과 그 금융서비스·주택부문에 대한 영향 조사' 청문회가 끝난 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오른쪽)가 맥신 워터스 금융서비스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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