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증액 반대' 韓대학생 美대사관저 난입 시위…미국 "한국에 공관 보호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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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0-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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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진연 회원 19명, 주한 미국대사관서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시위

  • 주한 美 대사관국무부 "한국, 주한 외교 공관 보호 노력 강화 촉구"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난입해 농성을 벌인 대학생 진보단체 회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7명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대진연 회원들은 지난 18일 오후 2시 50분경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덕수궁 옆 주한 미군 대사관저 담을 넘어 마당에 진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미국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 일정을 알리며 동맹과 파트너들에 미국 주둔 비용을 공정하게 분담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공정한 몫을 더 기여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언급했다. 이는 오는 23~24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2차 회의를 앞두고 한국에 증액 압박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지난 9월 24~25일 서울에서 방위비 분담 SMA 체결을 위한 1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미국 대사관 측은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사관 측은 “약 20명의 한국인이 대사관 구내에 불법적으로 진입하고, 내부에 강제 진입을 시도했다”며 “대사관은 14개월 만에 대사가 머무르는 관저에 불법적으로 침입하는 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에 한국의 모든 외교 사절단에 대한 보호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중국 국적의 동포 여성이 한밤중에 대사관저에 무단진입해 돌아다니다가 관저 근무자에게 적발당해 주거침입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었다. 

미국 국무부도 "한국이 모든 주한 외교 공관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urge)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주한미국대사관저 난입 사건과 관련 VOA의 논평 요청에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촉구’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나라 정부도 입장자료를 내고 외교 공관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부는 주한 미국대사관 저에 무단 침입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외교부는 관계부처에 주한 미국대사관과 관저에 대한 경계 강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외교공관에 대한 위해나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 정부는 공관지역을 보호하고 공관의 안녕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적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사관저 난입 사건이 일어날 당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청와대 녹지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주한 외교단 초청 리셉션에 참석해 있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와 함께 헤드 테이블에 있었던 그는 오후 5시 문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고, 문 대통령이 녹지원을 떠나기 전인 오후 5시 40분경 먼저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일단락 되자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사관저에 무단침입한 시위대 관련 대처를 잘해준 대사관 경비대와 서울지방경찰청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회원들이 18일 오후 미국 대사관저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습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는 방식으로 대사관저 마당에 진입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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