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잔치는 끝났다'…경제·외교적 험로 직면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19-10-17 12:04
국경절 축제 분위기 잦아들고 일상 복귀 習,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 준비 주력할듯 홍콩인권법 통과 등 美 외교적 공세 골치 경제악화 지속, 신규 외자 유치에 안간힘

지난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중국 수립 70주년 경축 행사 총결산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 여덟째) 등 중국 수뇌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건국 70주년을 맞아 축제 분위기에 들떴던 중국이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맞닥뜨린 대내외 정세는 녹록지 않다.

다음달 개최 가능성이 높은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무역협상의 동력을 이어가는 한편 홍콩 사태 등에 대한 미국의 공세를 막아내는 게 급선무다.

내부적으로는 불황에 신음하는 중국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외자 유출 방지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신규 외자 유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習 자화자찬에도 불안감 여전

1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신중국 수립 70주년 경축 행사를 총결산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일 국경절(건국 기념일)에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전후로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자축 분위기가 잦아드는 모습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회의에서 "이번 경축 행사로 국가의 위세와 군대의 위력을 잘 드러냈다"며 "세계가 100년간 없었던 대변혁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은 세계의 동쪽에 우뚝 솟은 채 한층 번영하고 강건한 모습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국경절) 경축 행사는 인민의 애국주의 정신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며 "애국주의 교육과 인도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건국 7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며 어수선한 민심을 다잡고 시진핑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던 목표를 일정 수준 달성했다는 내부 판단이 엿보인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후닝(王滬寧)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경축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는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의 강력한 영도의 결과"라며 "성공의 경험을 시진핑 사상 관철을 위한 학습과 연계하고 시 주석의 주요 담화도 적극 선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제 시 주석은 다음달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다음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단독 회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 양측은 중국이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대가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스몰딜'에 합의한 상황이다.

다만 미국이 원하는 농산물 수출량에 중국이 난색을 표하거나, 미국이 지식재산권·금융 등 분야와 관련해 추가 요구를 할 경우 협상 동력이 약화할 수도 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400억~500억 달러어치 농산물은 중국의 한 해 수입량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로 확인되지 않은 수치"라며 "중국 측은 농산물 구매가 실수요와 공정시장가격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이미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반박하며 "중국과의 부분적 무역 합의에 대한 최종적인 문서화 작업이 진행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칠레에서 시 주석을 만나기 전까지 합의에 서명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이행되고 있다"며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협상과 별개로 중국을 향한 미국의 외교적 압박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튿날에는 미국 국무부가 자국 내 중국 외교관이 미국 관료를 만날 때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는 조치에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 내 미국 외교관의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양국 간 긴장은 지속적으로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 위한 외자 유치 안간힘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적인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중국 정부망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주재하며 "기업 부담을 낮추는 한편 발전 동력 확충을 위해 경영 환경을 개선하고 외자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8월까지 기업의 세금 및 비용 절감액은 1조5000억 위안을 넘어섰으며 연간으로는 2조 위안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 총리는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의 세금 부담은 확실하게 떨어뜨리고, 건축업과 교통운수업 등의 경우도 어느 정도 경감해야 한다"며 "각 지방정부는 '궁핍한 생활'을 지속하며 일반성 재정 지출을 엄격하게 통제하라"고 말했다.

또 외자 유출 방지를 넘어 신규 외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개방 확대와 네거티브 리스트 축소 등을 통한 외자 유치 방안이 논의됐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 제한을 전면 철폐하고, 외자 자동차 기업이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차량의 시장 접근성 보장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인수합병 절차 간소화, 중국 내 지분 투자 장려 등도 추진키로 했다.

리 총리는 지난 14일 산시성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각국 첨단기술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외자 유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경기 하방 압력이 심화하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 하한선인 6% 달성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신규 외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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