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세일즈 마치고 어깨 더 무거워진 김용범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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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10-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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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워싱턴서 외환·금융위기 극복한 한국 성장 저력 강조

  • "신흥국의 국제금융.외환정책의 실용적 대안 제안 인상적" 자평도

임명된 지 두 달 가깝게 숨 가쁘게 달려왔다. 최근 글로벌 투자기관을 방문해 코리아 세일즈를 마치고 돌아온 '금융통'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얘기다. 우리 경제의 거시·금융 관리 소명을 맡은 그는, 경기 부진의 현실을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펴기보다는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부터 살피고 있다.

지난 8월 14일 기재부 1차관에 부임한 그는 정부의 거시·금융 정책을 책임지는 '왕(王)차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달 초 우리나라 경제부처를 대표해 런던과 미국을 거치면서 국제금융 무대에서 금융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

지난 3일부터 영국 런던을 방문한 김 차관은 글로벌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에서 글로벌 IB 등 투자기관 관계자들에게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조하면서 "한국경제는 양호한 대외·재정 건전성 등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복원력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그의 말에 상당한 무게감이 실렸다는 전언이다. 재정경제부 은행제도 과장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부터 부위원장까지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여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뢰가 쌓였다는 후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한국의 재정 여력이 주요국보다 양호하고 세계 경제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무디스는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기초 체력이 양호하다는 데 동의했다.

연이어 지난 4일에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김 차관은 저스틴 뮤지니치(Justin Muzinich) 미국 재무부 부장관, 국제통화기금(IMF) 데이비드 립튼(David Lipton) 수석 부총재, 기타 고피나스(Gita Gopinath)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만났다.

금융 펀더멘털이 견고하더라도 수출 실적 감소 등 각종 위험 여파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은 이미 국제시장에도 널리 확산한 상태다. IMF 역시 올해 우리나라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분위기다.

다만, 김 차관은 금융 전문가로서 최근 글로벌 경제 흐름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며 한국 경제에 위기보다는 기회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2011년부터 IMF의 이인자 역할을 담당해온 기타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미·중 무역갈등이나 최근 글로벌 경제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했다"며 "초면인데도 의외로 여러 주제에 대해 솔질한 의견을 말해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신흥국 관점에서 국제금융과 외환 정책에 대해 매우 실용적인 정책대안을 제안하는 게 인상적이었고 서로 공감할 대목이 많았다"고 전했다.

해외 설명회를 마치고 원래 자리로 돌아온 그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는 게 주변의 귀띔이다. 그렇더라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경제가 여전히 성장 저력을 품고 있다는 데 김 차관도 의심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번에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소통을 통해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을 기회가 더욱더 많아졌다는 평가도 들린다.

정부 한 관계자는 "당장 한국경제에 직면한 어려움이 산적한 게 사실이어서 1차관 자리가 갖는 부담은 여느 때보다 커졌다"면서도 "이제는 거시·금융 부문에서 어느 정도 한국경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가야 하고 그 가운데 김 차관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전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 경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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