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경제 '사면초가'…업황지표 줄줄이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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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10-0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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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중국·독일 등 PMI 급락…내년 전망도 '먹구름'

  • WTO, 세계무역 증가 전망치 2.6%→1.2% 하향조정

  • 신임 IMF총재 “거대한 경제적 혼란 올 수 있다”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국 실물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대표되는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의 경기 둔화세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발표된 세계 주요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연이어 수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7월말 중국 상하이서 만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들[사진=AP·연합뉴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1일 발표한 9월 제조업 PMI는 전월 49.1에서 47.8로 하락했다. 이는 2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돈 데다가 2009년 6월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뒤이어 발표된 ISM의 미국 서비스업 PMI도 52.6으로, 2016년 8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PMI는 경기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을 상대로 신규수주, 재고, 생산, 인력사정 등을 설문한 결과를 지수화한 경제지표다. 50보다 크면 확대 국면을, 50보다 작으면 위축 국면을 나타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같은 날 발표한 유로존의 9월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합성 PMI도 전월 확정치 51.9에서 50.1로 떨어지면서 2013년 6월 이래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럽 경제의 주요 축인 독일의 9월 합성 PMI는 전월 51.7에서 48.5로 떨어지며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 등 연이은 악재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 경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산업생산액 증가율은 4.4%로, 전달 증가율인 4.8%를 밑돌았고, 1~8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5.5%로, 1~7월 증가율 5.7%에서 더 낮아졌다. 8월 소매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의 증가율인 7.6%보다 낮았다.  9월 국가통계업이 발표한 제조업 공식 PMI는 49.8로 전월의 49.5보다는 다소 높아졌지만 기준선인 50을 밑돌면서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일본 또한 소비세를 종전 8%에서 10%로 올리면서 경기 위축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소비세 인상으로 올 4분기 소비침체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보도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현재 주요 16개국(G20에서 유럽연합 의장국·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 제외) 중 제조업 PMI가 50을 하회하는 국가는 7월 기준으로 13개국(81%)에 달한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이 같은 경제지표 하락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직전 전망 치에서 0.4%포인트(P) 낮췄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낮은 2.0%로 제시했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종전보다 0.3%P 낮춘 5.7%로 전망됐다. 이 역시 올해(6.1%)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도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1.2%로 제시했다. 이는 앞서 4월 전망치 2.6%에서 1.4%P 하향 조정한 것으로, 교역액의 자연증가분을 제외하면 성장이 거의 멈추다시피 한 것이다. 이처럼 무역갈등 요인이 세계경제를 후퇴시키는 현상은 1930년대 이후 처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전망치도 3.0%에서 2.7%로 0.3%P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 수출증가율을 살펴보면,  북미는 올해 1.5%로 지난해(4.3%)에 비해 대폭 떨어지고, 아시아 지역도 지난해 3.8%에서 올해 1.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항 부두에 선적대기중인 수출 컨테이너의 모습[사진=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신임 총재는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예측 불가능성이 대규모 경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폭풍이 들이닥치기 전에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3일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에 ‘거대한 경제적 혼란(massive economic disruptions)’이 불어 닥치기 전에 미리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여건이 더 나빠지기 전에 각국이 성장을 촉진하는 공공투자나 구조적 개혁을 단행해야만 한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자기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다자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세계 각국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자주의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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