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협박... 묵시적 협박의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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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입력 2019-10-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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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대 총장에 묵시적 협박…조국, 강요죄로 고발당해

‘조국 블랙홀’이 대한민국을 삼키고 있다. 조국 일가에 대한 고소·고발도 수십 건에 이른다. 지난달 10일에는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장관을 강요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장관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4일 아내 정경심 교수의 전화로 동양대 총장과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거짓 증언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가 최 총장과의 통화에서 총장 직인을 위임했다고 말해달라. 그렇게 해야 총장님도 살고 정경심 교수(조 후보자의 아내)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최성해 총장이 말했다"며 "이것은 묵시적 협박이고 강요죄다. 강요죄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최 총장과의 통화 사실과 관련해 "처와의 통화 끝에 전화를 (건네)받았다"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사실대로 밝혀달라고 말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강요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다. 특히 ‘묵시적 협박’의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지난 8월 29일 생중계된 대법원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강요죄 관련 묵시적 협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은 강요죄의 협박에 대해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명시적이지 않더라도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어떠한 해악을 끼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면 된다"며 "직업, 지위 등에 기초한 위세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의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이 불응하면 부당한 불이익을 입을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킬 때에도 해악의 고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강요죄 법리의 설명에 이어 '묵시적 협박'을 하급심과는 다르게 대법원이 판단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 원장은 "(다만)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해 상대방에게 어떠한 요구를 했다고 해 곧바로 해악의 고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한 상대방에게 이익의 제공을 요구하고 상대방은 공무원의 지위에 따른 직무에 관해 어떤 이익을 기대하며 그에 대한 대가로서 요구에 응했다면 그러한 요구를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결 내용을 더 들여다보면 강요죄 성립의 판단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행위자의 지위,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 경력, 상호관계 등이 그것이다.

‘조국 블랙홀’은 검찰 수사를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정경심 교수의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검찰이 강요죄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달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조국 장관의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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