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 15%가 친인척...여성 지원자 점수 조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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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10-0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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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 30일 5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감사 결과 발표

  • 정규직 전환자 가운데 상당수, 불공정 채용과정 드러나

  • 서울메트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면접 점수 조작하기도

  • 감사원, 서울시에 "사장 해임" 통보…서울시 "재심의 요구"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졌던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됐다가 정규직(일반직)으로 전환된 직원 1285명 중 15%가량이 재직자의 친인척으로 적발됐다.

이에 감사원은 서울시에 인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해임하라고 권고했다.

감사원은 30일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감사는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0월 서울시장과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공익감사 청구로 진행됐다.

이번 감사 대상에는 의혹이 제기된 기관 중에서도 정규직 전환 규모가 큰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전KPS주식회사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포함됐다.

감사 결과 5개 기관의 정규직 전환자 3048명 중 10.9%(333명)가 재직자와 4촌 이내 친인척 관계로 드러났다.

특히 논란이 됐던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14.9%(192명)가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로 파악됐다.

이에 △자회사 재직자 △최근 10년간 전적자(퇴직 후 위탁업체 등에 취업한 사람) △최근 3년간 퇴직자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과 친인척 관계인 일반직 전환자는 19.1%(246명)로 늘어난다.

이외의 4개 기관은 정규직 전환 완료자 중 재직자 친인척 비율이 △인천국제공항공사 33.3%(2명) △한국토지주택공사 6.9%(93명) △한전KPS주식회사 16.3%(39명) △한국산업인력공단 4.3%(7명)로 조사됐다.

 

감사원. [ 사진=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2016년 구의역 사고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비정규직(기간제, 파견·용역)을 정규직(무기계약직)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서울시 또한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독자적인 정책인 '무기계약직 제로(0)화' 정책을 자체적으로 발표했다.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은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 기간에 차이가 없지만, 임금이나 승급체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감사 결과 이들 5개 기관의 정규직(일반직) 전환자 가운데 해당 정책이 발표된 이후 입사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당초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는 과정 자체가 불공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서울교통공사는 옛 서울메트로 당시인 2016년 7월 전동차 검수지원 분야 및 모터카·철도장비 운전 분야의 무기계약직을 공개채용하는 과정에서 남성 지원자로만 114명을 채용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메트로는 당시 아무런 근거 없이 '여성이 하기 힘든 업무'라는 이유로 면접전형 때 합격권에 들었던 여성 지원자 6명의 점수를 과락(50점 미만)으로 조작해 일괄 탈락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면접 응시자 가운데 87점을 받아 1등으로 평가된 여성 응시자의 면접 점수가 48점으로 조작되면서 당초 불합격했던 남성 지원자 1명이 채용되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서울교통공사는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직원의 추천으로 면접만 거쳐 채용하거나(45명) 아무 평가 없이 사망 직원의 유가족을 채용하는 등(1명) 총 46명을 불공정하게 전환했다.

아울러 2016년 서울교통공사가 위탁업체 직원을 직접고용하는 과정에서 또한 위탁업체 청탁 등으로 불공정하게 채용된 기존 직원의 친인척이 총 15명인데 이중 퇴사한 1명을 제외하고 14명이 모두 일반직으로 전환됐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서울시장에게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해임 등 조치하라고 통보하는 동시에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는 "감사 결과, 친인척 채용비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비위사실 적시나 별도의 징계처분이 없었다"고 반박, 재심의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한 52개 협력사 직원 3604명 가운데 비공개 채용되거나 서류·면접심사표가 존재하지 않는 불공정 채용이 중복 사례를 포함해 3000건 이상 적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재직자의 청탁으로 불공정 채용된 친인척 등 비정규직 5명을 모두 2017년 12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전KPS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임직원의 청탁으로 자녀를 단독 면접 방식해 고용하는 등 비정규직 80명을 채용했다. 이들도 지난해 4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는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정규직(일반직)에 비해 난이도가 낮고 간소한 절차로 채용됨에도 능력 입증을 위한 별도의 평가 절차 없이 일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를 비롯해 감사 결과 총 31건과 관련해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5개 기관의 직원 등 총 72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더불어 이 중 29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거나 수사 참고자료로 통보했다.

중징계 요구 대상은 서울교통공사 5명, 한국토지주택공사 2명 등 7명이다. 경징계 요구 대상은 서울교통공사 4명, 서울시 1명, 한국토지주택공사 1명, 한전KPS주식회사 11명 등으로 총 17명이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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