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평가 해부] (3)문서 스크롤 속도ㆍ가입한 동호회…취향ㆍ습관까지 따져 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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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장은영 기자
입력 2019-09-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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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이력 부족한 고객 판단에 대체 데이터 이용

  • “국내 실정 맞는 정보 발굴해야 개인대출 활성화”

글 싣는 순서
①신용평가체계, 소외계층 포용에 한계
②신용점수제·비금융정보 활용 등 대안은
③美·中 등 해외 신용평가체계의 시사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외 여러 국가들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 파일러(Thin Filer)의 신용리스크를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체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이다. 우리나라 역시 중·저신용자 및 신 파일러의 금융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체 신용정보의 발굴 및 활용이 필수적이다.

미국에서는 중간 이하 신용등급자이거나 아예 신용점수가 없는 이들에 대한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미국인의 수는 대략 1억6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는 핀테크기업들이 직접 다양한 대체 데이터 소스에 바탕을 두고 개인신용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대체 신용평점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핀테크기업 제스트파이낸스(ZestFinance)는 미국의 일반 은행들이 20개 안팎의 변수를 사용해 신용평가를 하는 반면 최종 점수를 얻기 위해 개인당 7만여개의 각종 변수를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자체 구축했다.

이런 모형들은 기존 신용평가회사(CB)의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며, 고객의 신용도와 무관해 보이는 데이터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대출신청자가 얼마나 빨리 온라인에서 각종 조건과 조항들을 스크롤하는지를 평가하는데 제트파이낸스는 이러한 행동이 신청자의 책임감 수준을 나타낸다고 본다. 또 거주지역에 따른 월세 지출 행태, 동호회 가입정보, 범죄기록 등을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영국에서는 인성 테스트를 통한 신용평가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인 비주얼 디앤에이(Visual DNA) 사는 평소 취향이나 습관, 생각 등을 그림 문항으로 선택하게 한다. 그 결과로 대출자의 특성을 5가지 성향(개방성·성실성·외향성·친화성·신경성)으로 분류해 신용평가를 진행한다. 성실성 점수가 높은 평가자들이 주로 신용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일본에는 인공지능(AI)이 개인의 신용을 평가해 대출해주는 ‘제이 스코어(J Score)’ 서비스가 있다. 미즈호 은행이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설립했다. 제이 스코어는 연봉, 고용 형태, 소유한 컴퓨터 종류, 자주 가는 카페 등 다양한 질문으로 고객의 대출 상환 의지와 평소 씀씀이 등을 파악한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연 0.9%의 저금리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2014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적 신용평점’ 시스템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개인의 일상적인 활동에 관한 빅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14억명의 국민들 신뢰 수준을 판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내년부터 모든 국민들이 이 시스템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함유근 건국대 교수는 “해외에서는 대체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출현·발달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존과 다른 보다 복잡한 알고리즘 및 모델링 기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개인신용대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 대체 신용정보의 발굴과 유통 및 활용, 그리고 이를 위한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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