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횡령' 한보그룹 정한근... 오늘 '21년 만에' 첫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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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19-09-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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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도피 21년 만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故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54)의 첫 재판이 25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법원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세 번의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과는 달리 출석의무가 있어 정씨는 법정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정씨를 공문서위조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또 정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횡령 금액을 기존보다 약 590만 달러를 줄인 2680만 달러로 변경했다. 아울러 기존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던 외국환관리법 혐의도 추가했다,

정씨 측은 지난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공범들이 정씨에게 보고하지 않고 몰래 빼돌린 횡령 금액은 다툰다"면서도 "나머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씨가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추가 의견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이 부도가 나자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주식회사(EAGC) 자금을 스위스에 있는 타인명의 계좌에 넣는 등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정씨는 당시 동아시아가스가 보유하고 있던 러시아의 ㈜루시아석유 주식 27.5%의 일부를 러시아의 시단코회사에 5790만 달러에 매도한 뒤 2520만 달러에 매각한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 3270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323억원)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1998년 6월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도주했다. 그해 7월 검찰은 구소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으나 소재 불명으로 집행하지 못했다.

정씨는 타인의 신상 정보를 이용해 캐나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신분을 세탁해서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를 피하기 위해 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도피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한편 검찰은 정씨의 부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1일 에콰도르에서 숨진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정 전 회장은 숨지기 전 약 150쪽 분량의 유고(遺稿)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씨[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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