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맹브랜드 2개 중 1곳 생존기간 고작 1년...저조한 매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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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9-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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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영 경험 없는 가맹본부 60%…가맹 분쟁 급증

  • "매출연계 로열티·직영 경험해야 가맹 모집 허용해야"

가맹 신규 브랜드 2개 중 1개의 생존 기간이 1년을 넘기지 못한다. 전체 가맹점 10개 중 8개는 외식업에 편중돼 있다. 전체 5개 중 직영점 운영 경험 없이 가맹점만 모집한 가맹본부는 3개에 달할 정도다.

대한민국 자영업의 위기를 불러온 가맹산업의 단면이다. 더구나 가맹본부의 갑질에 을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가맹점주들의 불만 소리도 여전하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가맹산업의 실태를 분석, 발전방안을 내놨다.

19일 KDI가 발표한 '가맹업계 갈등, 상생협력을 위한 방안은'이라는 KDI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4~16년 기간 동안 가맹본부와 브랜드 수는 연평균 9%, 가맹점 수는 연평균 5% 증가했다. 본부와 사업자가 거둔 매출액 합계는 2016년 114조원에 달해 2014년 대비 22조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국내 가맹시장의 양적 성장이 두드러진다.

반면 가맹 분야 분쟁 조정신청 건수가 2017년 779건에 달해 2008년 357건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맹점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공개서에 정확한 정보가 담기지 않은 이유로 발생하는 갈등은 30% 수준에 달할 정도다.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분쟁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신규 가맹점 브랜드 규모 및 브랜드 소멸 탄생 추이[표=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국내 가맹 브랜드의 소멸과 탄생이 빈번해 전반적으로 생존 기간도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의 경우만 보더라도, 한 해 동안 2224개의 브랜드가 생겨났으나 47%인 1046개는 1년을 넘기지 못했다. 매출이 저조한 탓이다. 2016년에 존재한 브랜드는 5741개인 것에 비해 3년 이상 존속한 경우는 53%에 그쳤다.

더구나 2016년 기준 브랜드 분포를 보면, 전체의 75.6%가 외식업에 속해 있다. 서비스업 18.7%, 도소매업 5.6% 순이다. 2015~2016년 브랜드 증가분의 70%도 외식업에 진출해 전체 가맹시장의 외식업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식업 5개 중에서 1개가 치킨집이어서 '기승전 치킨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치킨·한식·커피·주점·분식 업종의 가맹점 매출액은 평균 2억5000만원 정도로 나머지 외식업 평균 매출액의 60% 정도에 그칠 정도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

직영 경험이 없는 가맹본부도 전체의 60% 수준에 달한다. 소비자와 시장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본부가 대다수여서, 가맹점이 직면할 위협요인을 가맹본부가 모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예비창업자가 가맹점주가 되기 위해 본부에 내는 초기비용은 평균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인테리어비가 5339만원(45.4%)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최근 들어서는 가맹본부가 독립적으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도록 본부가 허용하나, 감리 비용을 높게 책정하는 바람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열티 역시 가맹점의 매출과 상관없이 매월 고정된 금액을 내는 정액형 로열티 채택 비율이 41.8%에 달한다. 매출 비례 로열티인 정률형은 25.4%로 채택률이 낮은 실정이다.

이진국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이처럼 국내 가맹시장의 모습이 건강해 보이지 않다"며 "사업체들이 외식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데다 직영점 운영 경험이 없는 본부들이 많아 개별 점포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로열티를 매출에 맞추면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에게 매출액 상승효과를 내는 데도 가맹본부가 정액제 채택을 많이 하고 있다"며 "가맹본부가 정률형 로열티를 선택하는 게 모두에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맹본부는 가맹점 예비창업자들이 충분히 시장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확한 가맹점의 매출액과 영업 기간 등을 충분히 공개해야 한다"며 "경험이 없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할 게 아니라 직영점을 직접 운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가맹본부가 우선 직영점 2곳을 운영한 뒤 가맹점을 모집하는 2+1 방식을 법안 발의한 상태며, 공정위는 1+1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KDI가 분석한 가맹시장에 대한 분석은 전반적으로 공정위가 살펴보는 문제의식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며 "오는 23일 가맹산업종합대책을 통해 직영점 의무제도, 정보공개서 정보 추가, 소상공인 상권정보 확대 등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구개발연구원(KDI)[한국개발연구원(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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