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女風 거센 SC제일은행

안선영 기자입력 : 2019-09-18 05:00
여가부와 협약…4대 은행보다 3배 이상 높아

금융권 인사철마다 주요 특징으로 꼽히는 것이 있다. 바로 '여풍(女風)'이다. 은행 내부에 여전히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남아있는 만큼 여성 임원과 책임자 비율 증가는 은행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첩경이다.

그러나 실제 주요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중간관리직까지는 여성의 승진이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지만, 본부장 이상부터는 조직적 혹은 사회적 문제로 문턱을 넘기 힘든 경우가 많다.

SC제일은행의 행보가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은 이미 20%를 넘어섰고, 2022년까지 여성임원 비율을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7월 서영숙 상무보가 전무(여신심사본부장)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SC제일은행의 임원(사외이사 포함) 30명 중 7명이 여성으로 채워지게 됐고, 여성 임원 비율은 23% 수준으로 올랐다.

현재 4대 대형은행의 임원 121명 중 여성 임원은 9명으로 평균 7.4%에 불과하다. 씨티은행이 국내 은행 중에서는 38%로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다.

SC제일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이 대형 은행보다 3배 이상 높은 데는 모기업인 SC그룹의 영향이 컸다. SC그룹은 '성별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업 가치로 두고 여성뿐 아니라 국적, 출신국, 종교, 인종 등의 평등을 강조한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역시 "금융권 내 상위 직급에서 더욱 균형 잡힌 인력 구성을 이루면 금융산업의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리스크 관리도 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모기업과 수장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SC제일은행은 여직원이 세계적 수준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은행이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하는 만큼 결혼,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될 수 있는 여성 직원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관리자,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활성화로 팀·부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는 2013년 17%에서 2019년 23%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여성 지점장 비율은 16%에서 25%로, 여성임원은 13%에서 20%로 증가했다. 최근 2년간 승진자 중 여성의 비율은 60%를 차지한다.

SC제일은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2년까지 여성 임원은 25%, 지점장을 포함한 부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는 3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여성 임원 수가 적은 이유는 여직원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고, 은행 내 핵심 업무에 남성이 많이 배치돼 경력개발 기회가 적어 승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며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여성 임원의 비율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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