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주담대… 부동산 시장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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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09-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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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대 금리에 대출 4조7000억 급증

  • 각종 규제에도 시장 과열 우려 커져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가장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단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주택 매매를 위한 대출보다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 늘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지만, 저금리 기조에서 돈이 언제든 부동산 매매 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는 전월보다 4조7000억원 증가한 63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액은 7월(3조7000억원)은 물론 1년 전(3조4000억원)이나 2년 전(3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높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신(新) 잔액기준 코픽스(COFIX)가 도입되며 주담대 금리가 2%대 초반까지 인하한 영향이 컸다. 특히 주요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30bp(1bp=0.01% 포인트)가량 떨어지며 주담대 가중평균금리가 역대 최저치(7월 연 2.64%)를 경신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은 앞으로 더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금리가 최근 반등하긴 했지만, 4분기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각종 규제에도 부동산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가계뿐 아니라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기업 역시 부동산 투자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돈이 돌기 시작하면 경기 부양 효과는 나타나겠지만, 특정 지역의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1% 시대'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부동산 과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기준금리를 크게 내리면 부동산 시장은 불붙곤 했다. IMF 경제 위기와 금융위기 뒤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인 2004년과 2014년에도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최근엔 서울 지역이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며 시장이 다시 꿈틀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화당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주택 및 부동산 관련 대출은 상반기 중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향후 보다 완화적인 금융상황을 배경으로 금융불균형 누적 정도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내년이나 내후년 경제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이 경우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1990년대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제 상황이 악화돼 부동산 가격이 절반가량 줄어든 일본의 경우를 우리나라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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