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이른 추석에 안성맞춤…국산 사과 '아리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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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9-1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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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사과 '홍로'보다 당도·산도 높고 안정적 재배

  • 기술이전 활발…재배면적 500ha까지 증가 전망

순수 국산 사과 품종인 '아리수'가 본격적으로 유통된다. 이른 추석에도 고품질을 유지해 차례상에서 외국산 사과 품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달부터 '아리수' 품종의 첫 대량 유통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2013년 품종등록을 마친 '아리수'는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Apple Research Institute)'의 영문명 첫 문자 'A.R.I(아리)'와 빼어나다는 뜻의 한자 '수(秀)'를 붙여 지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품종 사과 '아리수'. [사진=농촌진흥청]


지금까지는 올해처럼 이른 추석에도 잘 익은 상태로 먹을 수 있는 사과는 1988년 농진청이 만든 품종 '홍로'가 유일했다.

박교선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장은 "홍로는 생산량도 많고, 저장성이 우수하고 빨갛게 색이 잘 들어 개발 이후 최고의 추석용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이른 추석이 오면 사과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 과실이 성숙해지지 않고, 관행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사과를 착색해 시장에 내놓기도 한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덜 익은 사과를 먹게 되고 당분간 사과 구매를 하지 않는 현상까지 발생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은 홍로 생산량 증가로 전년보다 5% 많을 것"이라며 "다만 추석 시기가 빨라 사과의 착색 불량도 우려되고, 9월 중순 이후 출하되는 품종을 서둘러 내놓는 미숙 출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농진청은 재배 시기가 빠르고 재배가 쉬운 품종인 아리수를 개발했다. 이달 초부터 아리수 500t가량을 선물용으로 선보인다. 홍로와 익는 시기가 비슷해 부족한 수요를 맞추고 품종 대체도 가능할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하고 있다.

박 소장은 "아리수는 수확 전 낙과, 일소(햇빛 데임) 피해, 탄저병 취약, 적과(과일 솎기) 노동력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품종"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재배가 힘든 저지대와 남부지방에서 아리수를 생산하고, 홍로는 고지대, 중부지방에서 고품질로 생산할 수 있다.

아리수는 열매 표면이 매끈하며, 색이 붉고 진하다. 중간 크기로 무게는 285g 정도다. 당도와 산도는 각각 15.9°Bx(브릭스), 0.43%로 당산비가 35~40 정도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홍로보다 새콤달콤하다.

박 소장은 "고온에서도 색이 잘 들어 남부지방에서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며 "수확 전에 떨어지는 열매가 거의 없고, 기존 품종보다 병에 강하고 저장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깎아놓았을 때 색이 변하는 갈변이 더디게 나타나 조각 과일 등 새로운 수요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박 소장은 "갈변이 되지 않는 것을 이용해 컵 과일 등으로 가공하기가 좋고, 학생들의 급식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리수의 재배 면적은 농진청의 '우리 품종 보급 시범사업' 등을 통해 경북 영천 40ha, 경남 거창 20ha 등 남부지역 주산지를 중심으로 300ha 정도까지 늘었다. 특히 기술이전이 122건이나 이뤄지면서 1~2년 후에는 500ha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박 소장은 "과수는 묘목 생산과 심은 후 과일의 품질 확인까지 적어도 4~5년이 걸려 재배면적이 급증하지 않지만, 아리수는 체계적인 시범사업과 평가회, 공동출하를 통해 생산자들이 쉽게 과일 평가가 가능하도록 했고, 가격 경쟁력을 보여줘 재배면적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생산자, 품목 농협, 대형청과, 소매업체 공동 출하로 고급 품종이라는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이른 추석용과 일상 소비용으로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생산자에서 품목농협산지유통센터(APC), 대형 청과업체, 소매업체로 연계된 체계로, 사과연구소와 농산업경영과가 협업해 공동출하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26t이었던 공동 출하량은 올해 213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아리수의 전체 출하량은 500t이다.

아리수의 가격도 재배면적을 늘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후지를 100으로 했을 때 홍로는 132.9, 아리수는 훨씬 높은 168.2의 가격대를 보였다. 여름 사과인 쓰가루와 썸머킹은 각각 104.7, 125.6에 불과했다.

농진청은 인지도가 낮은 신품종이지만 공동출하를 통해 품종 가치에 맞는 가격 산정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했고,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조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기존의 홍로 품종을 이을 우리 사과 아리수 품종의 경제적 가치는 647억원에 이른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맛도 모양도 좋은 아리수 사과를 외국에 등록해 국외 출원하고, 적응성도 시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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